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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아파트 살 때 허락받아야…집값 잡을까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7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김 기자, 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지거래 허가구역을 추가로 지정하겠다. 이런 예고를 했잖아요. 그런데 이게 오늘부터 이 지역에 대해서 규제가 시작이 된다고요.

<기자>

혹시 '압여목성'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앵커>

네? 아니요, 잘 모르겠습니다. 무슨 사자성어 같기도 하고요.

<기자>

이게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를 뜻하는 말인데요, 오늘부터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인 지역들이죠.

압구정 아파트 지구 24개 단지와 여의도 아파트 지구, 그리고 인근 16개 단지, 목동의 택지개발 사업 지구, 또 성수 전략정비 구역 등이 포함됩니다.

앞으로 이 지역에서 일정 면적 이상의 부동산을 매매할 때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요, 여기서 일정 면적은 주거용은 대지지분 18제곱미터, 상업용은 20제곱미터를 넘는 부동산을 말합니다.

전용면적 60제곱미터 이상 아파트는 대지지분이 보통 18제곱미터가 넘기 때문에 사실 상 대부분의 아파트가 허가제 대상에 들어간다고 보면 됩니다.

만약에 허가 없이 토지거래계약을 체결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토지 가격 30%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또 주택은 구입하면 허가받은 목적대로 2년 동안 실제 거주해야 하는 의무도 지켜야 합니다. 집을 사서 곧바로 전세나 월세로 임대를 주는 갭투자가 불가능한 거죠.

<앵커>

이렇게 규제를 하는 건 결국 집값을 좀 잡겠다는 거잖아요. 그리고 이제 이 토지거래 허가 구역제, 이 제도 자체가 이미 시행이 되고 있는 곳도 있고 실제로 좀 봤더니 효과가 있습니까?

<기자>

작년 6월에는 토지거래 허가구역 제도가 강남을 중심으로 묶였습니다.

국제교류 복합지구가 조성되는 주변 지역인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동, 청담동, 대치동이었는데요, 당시에 가격이 크게 떨어질 거라고 예상했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큰 영향은 없었습니다.

거래량 자체는 줄었지만 주택 가격은 신고가를 자주 갱신했습니다. 이 지역은 신축 아파트가 많고, 대체로 학군도 좋기 때문에 실거주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정부가 규제한 실거주 2년을 지키기가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역들은 상황이 좀 다릅니다. 낡고 오래된 재건축 단지들이 많죠. 그래서 작년보다는 효과가 좀 더 나올 거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단지들의 거래 위축은 불가피하지만, 다만 종부세 기준 완화 등 이런 기대감이 있어서 곧바로 가격이 하락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김 기자, 그런데 오세훈 시장이 선거 때도 그랬고 취임 이후에도 그랬고 재건축을 풀어서 공급을 늘리겠다. 이렇게 얘기를 많이 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 같은 분위기는 좀 반대로 가는 것 아닌가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기자>

사실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은 고강도의 수요억제책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갭투자가 차단되니까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살 수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번에는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는 움직임은 사실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본격적으로 재건축 규제를 풀기 위해서 선제적 조치를 한 걸로 보는 시각이 많아서입니다.

특히 해당 지역의 주민들은 토지거래 허가구역 제도로 투기 수요는 억제하고, 재건축은 속도를 내준다면 반발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관건은 이 지역에서 오세훈 시장의 공약인 재건축, 재개발이 얼마나 신속하게 추진이 되느냐는 겁니다.

만약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어만 놓고, 안전진단 등이 통과되지 않으면 오 시장에 대한 반발이 더 크게 작용할 걸로 예상이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늘부터 시작이 되잖아요. 그리고 얼마 전에 예고가 됐었잖아요. 그러면 혹시 어제까지 이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좀 올랐다거나, 아니면 집을 좀 사려는 사람들이 많다거나 이런 움직임이 있었습니까?

<기자>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번에 서울 재건축 아파트들이 제한 구역 안에 대거 포함됐잖아요. 재건축 아파트의 시세가 어떤지 여시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일반 아파트를 역전했습니다. 16일 조사 기준 재건축 아파트가 0.18% 올랐고요. 23일 기준으로는 0.1%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일반 아파트보다 꽤 높은 편입니다. 시세는 올랐지만 사실 실제 매매는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매물을 찾는 전화는 많았는데요, 매도자들이 호가를 계속 올리거나 물건을 아예 거둬들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계약이 성사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규제가 시작된 오늘부터는 더욱더 거래가 줄어들 텐데, 아파트 가격까지 안정시킬 수 있을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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