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언론 "한국, 미국의 아시아계 폭행 사건서 가해자 인종 강조"

한국 언론이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아시아계에 대한 폭행 사건을 보도하면서 가해자의 인종을 강조해 또 다른 논란이 된다고 홍콩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한국의 미국 내 반(反)아시아인 공격 보도는 인종차별적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에서 벌어지는 아시아계에 대한 폭행과 관련한 한국 내 기사들이 가해자의 인종을 강조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미국 언론은 최근 폭력 사건에서 가해 용의자의 인종을 강조하고 있지 않지만, 세계에서 가장 민족성이 단일한 나라 중 하나인 한국의 언론 보도에서는 쉽게 가해자의 인종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신문은 가해자 대부분은 흑인(아프리칸 아메리칸)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계 미국인인 미국 스탠퍼드대 신기욱 교수는 인터뷰에서 "한국인에게 민족성은 정체성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한국 언론이 다른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함께 인종을 언급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종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한국인의 특정한 편견을 반영한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신 교수는 다만 "그러한 정보가 특정 소수집단을 향한 기존의 편견을 강화한다는 데는 동의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흑인-한국인 혈통으로 서울에 사는 사회학자 마이클 허트는 한국 사회가 199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폭동 당시 흑인과 한국계 미국인 사회 사이에서 드러난 긴장의 결과로 흑인을 범죄와 연결하는 역사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언론이 그에 대해 어떻게 말해야 하느냐는 매우 까다로운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