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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성과급 기준 공개하라", 일반적 임금 갈등과 다른 점

[친절한 경제] "성과급 기준 공개하라", 일반적 임금 갈등과 다른 점

김혜민 기자 khm@sbs.co.kr

작성 2021.04.01 10:20 수정 2021.04.01 14:3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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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김혜민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올해 들어서 얼마 전부터 대기업의 성과급 논란 계속되고 있잖아요. 그런데 이것이 지금 다른 대기업들로 점점 더 확산되고 있는 그런 추세라면서요?

<기자>

성과급 논란의 시작은 SK하이닉스였습니다. 영업이익이 2배 늘었는데 성과급은 전과 동일하게 연봉의 20%만 지급한다고 하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는데요, 한 4년 차 직원은 이석희 사장에게 이메일로 직접 성과급 산정 방식 공개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서 진화를 했고요, 성과급 산정 기준까지 이번에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지켜본 또 다른 대기업 직원들의 불만도 이어졌습니다. SK텔레콤, 현대차, 또 삼성전자, LG전자 등 다른 대기업들로 급속하게 퍼져 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직원들을 달래기 위해서 올해 역대급으로 임금을 인상한 기업도 있고요, 이제는 사업 재편 과정에서도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합니다.

<앵커>

김 기자, 그런데 이 성과급 논란은 대기업들 대상으로만 지금 이뤄지고 있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대부분 다 너무 어려웠는데 안정적으로 월급 잘 나오는 대기업에서 성과급 가지고 또 이렇게 한다, 보는 시각이 약간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기자>

저도 처음에는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성과급 문제는 일반적인 임금 갈등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젊은 직원들 MZ세대가 이번 논란을 이끌었다는 것인데요, MZ세대는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를 일컫는 말입니다. 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사람들이고요.

이 직원들은 단순히 임금을 많이 달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고요. "일 한만큼 그 대가를 받고 싶다", 즉 성과급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데 더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또 임원들의 연봉 인상률은 매년 매우 높은 반면에, 직원들의 임금은 이것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도 많았는데요, 여기에 대한 합당한 이유도 듣고 싶어 합니다.

그러니까 과거에 희생과 순응을 미덕으로만 여기던 조직문화에서 벗어나서 개인의 능력에 초점을 맞춰서 평가받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제대로 된 평가를 좀 받고 싶다는 이야기라는 것이잖아요. 방금 이야기한 것 중에 임원들 월급은 많이 오르는데 직원들은 많이 안 오른다, 이런 이야기 하셨는데, 실제로 진짜 임원들과 직원들 사이의 임금 격차가 크다, 이런 통계가 나왔다면서요?

<기자>

최근에 대기업 임원과 직원의 연봉 격차가 얼마나 되는지 이것을 비교해본 통계가 나왔습니다.

작년에 국내 500대 기업에서 미등기임원, 그러니까 상무나 전무 같은 직책의 임원들을 말하는데요, 이들은 일반 직원들보다 연봉을 평균 4.4배 더 받고 있었습니다.

작년 기준으로 임원과 직원의 연봉 격차가 가장 컸던 것은 유통업체였고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IT 전기전자 분야가 뒤를 이었습니다.

넥슨 등 서비스업계와 통신사도 격차가 상당했습니다. 제가 지금 언급된 업체들 중에 최근 성과급 논란이 일었던 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죠.

기업별로도 연봉 격차를 알 수 있었는데요, 이마트의 임원과 직원들의 연봉 차이가 18.2배로 가장 컸고요. 대유에이텍과 신세계, 코웨이, 오리온 순이었습니다.

<앵커>

정말 임원들과 직원들 월급 차이 크네요. 그런데 임원 중에는 또 CEO가 있잖아요. CEO와 직원들 차이는 더 클 것 같아요. 실제 그렇습니까?

<기자>

최근에 호텔신라와 대한항공이 대표적이었는데요, 호텔신라는 작년에 코로나19 때문에 매출이 거의 반토막 나서 적자를 본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부진 사장의 연봉은 작년보다 52%나 증가한 48억 원이었습니다.

한진그룹의 조원태 회장 역시 작년 연봉이 40% 증가했는데요, 대한항공 사원들의 급여가 평균 15% 감소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대기업 직원들과 CEO 같은 등기이사의 격차는 10배가 넘습니다.

격차가 가장 큰 회사는 엔씨소프트였는데요, 차이가 무려 98.4배나 됩니다. CJ제일제당도 등기이사가 93.6배 높았고요, 호텔신라와 LG전자, 삼성전자도 40배가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미국에서는 구체적인 성과급제 산식에 구성원의 동의를 얻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제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만큼 성과급 보상체계를 투명하게 바꾸고 직원들에게 일정 부분 동의를 얻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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