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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난 지 4년째인데…아직도 천막 피난 생활

<앵커>

2017년 경북 포항 지진, 또 2년 전 강원도 고성 산불 기억하시지요, 그 뒤 한참이 지났는데 포항에는 아직도 텐트생활을 하는 이재민들이 있고 고성에서도 일부 이재민들이 조립식 주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병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축구장 1천700개 넓이를 집어삼킨 강원도 고성 산불.

당시 1천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그로부터 2년. 아직도 100여 세대는 정부가 제공한 조립식 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김계옥/고성 산불 이재민 : 남들은 집을 짓고 들어갔는데, 우리는 돈이 없으니까 이렇게 집도 못 짓고 있잖아. 컨테이너에서.]

7평 남짓한 크기. 불편함이야 말할 것도 없고 더위와 추위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태희/고성 산불 이재민 : 이불을 걷어놓지도 못해, 차가워서. 발이 시려. 수도가 얼어서 물을 화장실에서 날라서 밥을 해 먹고 이렇게 살았어요.]

이들은 왜 임시 주거시설을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산불 발생이 한전 책임으로 밝혀져 피해액의 60%를 배상하기로 이재민들과 합의된 상태.

하지만 정부가 가구당 3천300만 원씩 준 지원금을 한전이 내라며 구상권을 행사하기로 하자 한전이 배상금에서 그만큼 빼겠다며 지급을 미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장현/비상대책위원장 : 주로 노후 된 집들이다 보니까 워낙 (피해) 평가액이 안 나와요, 이게. (지원금을) 차감을 하면, 272가구가 1원도 못 받아요, 한전한테.]

경북 포항의 흥해 체육관.

지진이 난 지 3년 4개월이 지났지만 텐트 200여 동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윤성일/포항 지진 이재민 : 따뜻한 물 받아서 이걸 이제 이불 밑에 넣어 놓고 (자요.) 그래 놓으면 이게 훈기가 나기 때문에.]

이들이 살았던 아파트.

집마다 벽체 균열이 심해 빗물이 새어 들어오고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해 천장이 통째로 무너진 곳도 있습니다.

지진 직후 '소파'로 판정돼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은 100만 원.

형편이 어려운 서민들이다 보니 보수할 엄두조차 못 낸다는 겁니다.

[임종백/포항지진 피해 대책위원장 : 옥상 방수가 안 되면, 어차피 또 물이 새고 망가지니까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방치해두고.]

흥해읍 외곽의 한 마을.

보수가 불가능할 만큼 집이 파손된 이 할머니는 4년째 조립식 주택에서 살고 있습니다.

[서정해/포항지진 이재민 : 물 현재도 새고 있잖아요. 저거, 저거. 추우면 이제 저게 얼어버리니까... (방안에서도 물이 얼어요?) 말도 못 해요.]

포항 지진은 국책 사업으로 진행된 지열 발전에서 촉발된 것으로 밝혀졌고 지난해 9월에서야 피해 접수가 시작됐습니다.

게다가 정부가 제공한 공공 임대 주택이 생활 터전에서 너무 멀거나 관리비를 낼 여유조차 없는 이재민 상당수는 이렇게 텐트나 조립식 주택에서 힘든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겁니다.

[김형근/SH 연구실장 : 천막, 텐트에서 사는 것은 하루 이틀인 거예요. 초단기간 거주하는 임시 주거시설이 있는 거고, 거주 기간별로 대응 방안이 있어야 해요.]

재난이 일상화되고 규모도 커지는 만큼 임시 주거와 관련된 지침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또 일부 선진국처럼 쾌적하고 단열이 잘되는 이동형 간이 주택을 권역별로 일정량씩 비축해 평소엔 휴양소 등으로 활용하다가 재난 시에 투입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합니다.

(VJ : 윤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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