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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짓겠다더니…뿔난 주민들 행정소송 예고

<앵커>

LH 직원들은 신도시 예정 지역에서 땅을 사들이면서 땅 주인들에게는 자기들 신분을 철저히 감추고 또 농사를 지을 거라고 속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직원들에게 땅을 팔았던 사람들은 거래 과정에서 미심쩍은 부분이 많았다고 말합니다.

정성진 기자가 땅 주인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3년 전 시흥 무지내동 5천900㎡ 밭을 판 주민은 한 부부가 찾아와 농사지을 땅을 찾고 있다고 말해 믿고 팔았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가보니 포도밭으로 쓰던 땅은 사실상 버려져 있었습니다.

[무지내동 토지 전 소유자 : (농사를) 얼마나 잘 짓고 있나 한 번 가봤더니 실망을 했어, 아 이 사람들 농사지을 사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냥 나무만 좀 심고 말았구나.]

계약금을 입금한 뒤 거래를 절대 물릴 수 없다고 신신당부했던 점도 미심쩍었습니다.

[무지내동 토지 전 소유자 : 절대 파기할 수 없다고, 몇 배를 내줘야 한다고 그거(계약금)를. 그래서 '어, 참 이상한 사람들이다', (지금 보니) 꼭 사야 할 이유가 있었구나.]

땅을 산 사람은 LH 직원 2명과 그 가족들이었습니다.

과림동 세 필지를 판 또 다른 주민 역시 농사를 짓겠다는 사람들에게 땅을 팔았는데, 7명이 나눠 사 수상했다고 말합니다.

7명 중 5명은 LH 직원으로 드러났습니다.

[과림동 토지 전 소유자 : 7명이 어떻게 하려고, 그건 좀 의심스럽긴 했는데… 미리 개발할 걸 알고 그렇게 했다라고 하면 (거래를) 무효화해야 되는 게 맞는 거 같고….]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신도시 개발에 대한 주민 반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이수덕/시흥시 무지내동 주민 : 여기서 평생을 살면서 닦아 온 그런 터전을 자기들(LH 직원들) 이익을 위해서… 정부에서도 확실하게 해주지 않는 이상은 이거 쉽게 끝날 일이 아니에요.]

개발 제한구역으로 묶여 개발될 날만 기다려온 토지주들은 공공 개발 정당성이 훼손됐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선남규/시흥·광명 토지주 비상대책위원장 : 엉뚱하게 LH 직원이나 이런 사람들이 혜택을 봐서는 안 되잖아요. 공공주택 지구는 철회돼야 된다, 이걸 위해서 저희는 모든 걸 다 할 예정입니다.]

일부 토지주들은 공공택지 개발을 취소하라는 행정 소송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강동철,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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