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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6년 · 12만㎞ 이하만"…현대차, 중고차 팔 수 있을까?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김혜민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오늘(19일)은 중고차 시장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하는데, 중고차 시장에 이제 국내 완성차업체 이런 대기업이 진출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다고요?

<기자>

네, 보통 국산 중고차 사실 때 먼저 앱으로 한 번 검색을 한 다음에요, 마음에 드는 차량이 있으면 딜러한테 연락해서 물건을 보러 가잖아요.

이 딜러들은 플랫폼 앱에서 이어주는 것인데, 대부분이 영세업체나 중소업체 소속입니다. 그런데 완성차업체, 예를 들어서 현대·기아차가 직접 중고차를 판매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반면에 외제차 중고차를 사려고 알아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미 몇 년 전부터 벤츠나 BMW 같은 업체들이 인증 중고차를 직접 팔고 있습니다.

왜 수입차업체들은 직접 중고차를 팔고 있는데 국산차는 이것을 막고 있냐, 풀어줘야 한다, 이런 이야기가 작년부터 계속 나왔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것이 계속 그래 왔던 것인데 작년부터, 그러니까 최근 들어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 이유가 있는 것인가요?

<기자>

네, 우선 국산차 시장 이야기를 먼저 드리면요, 우리나라 국산 중고차 시장, 신차 시장의 2배나 됩니다.

지난해 새로 등록된 자동차는 191만 대고요, 국내에서 거래된 중고차 수, 이것보다 훨씬 많은 387만 대입니다. 국내 중고차 시장이 신차 시장에 비해서 2배 이상이나 커진 것이죠.

게다가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고차 시장이 매년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부 중고차 딜러들이 고객들을 속여서 차를 파는 일들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허위 매물로 유인해서 다른 차를 비싸게 팔기도 하고요. 사고, 또 수리 이력을 숨기거나 강매까지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완성차업체가 직접 중고차를 팔면 이런 나쁜 관행들을 바꿀 수도 있고, 또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넓힐 수 있다, 이것이 완성차업체들의 주장인 것이죠.

<앵커>

결국, 이제 중고차 시장이 커지니까 대기업들도 좀 진출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궁금한 것이 있어요. 아까 우리 김 기자가 이야기했지만 같은 완성차업체인데 외제차 완성차업체들은 중고차 팔 수 있잖아요. 그런데 왜 우리나라 완성차업체는 못 파는 것입니까?

<기자>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완성차업체들이 진출을 못 하도록 원천적으로 막혀 있었습니다.

2013년에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중고차 매매업을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2019년 초에 이 기한이 만료가 됐고요.

이번에는 중고차업계에서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동반성장위는 "진입 장벽이 소비자 후생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부적합 의견을 냈습니다.

중고차업계와 완성차업계 사이에서 협의는 계속 좁혀지지 않았고요, 그 사이에서 중기부도 이것을 조율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10월에 민주당에서 이것을 중재하겠다고 나섰는데요, 그저께 여당과 정부 부처, 그리고 업계가 모두 참여하는 중고차상생협력위원회 발족식이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전날 중고차업계가 갑자기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하면서 발족식 자체가 취소됐습니다.

<앵커>

결국, 이제 협의 과정이 좀 남아 있는 것 같은데 김 기자, 이것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기자>

우선 정부 측은 완전한 무산은 아니다, 이렇게 해명을 하고는 있습니다. 중고차 연합회가 발족식에 안 오겠다는 것이지 대화 자체를 아예 거부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고차 업계에서는 위원회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이렇게 강력하게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현대차가 '6년·12만㎞ 이하'의 매물만 취급하겠다, 이런 상생 방안을 내놨는데요, 중고차업계는 여기에 대한 불만이 큽니다. 5∼6년 미만 차량이 '알짜 매물'이기 때문에 대기업이 독식하게 된다는 것이죠.

업계가 의견 차이를 좁히거나 정부가 그 사이에 묘안을 내놓지 않는 한, 소비자들이 당분간 완성차업체에서 중고차를 사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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