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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미국 개미' 로빈후드가 쏘아 올린 공

<앵커>

친절한 경제 김혜민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오늘(29일)은 우리 주식시장 관련된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하는데 올해 들어서 가장 관심이 높았던 게 공매도라는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 이제 3월에 제한이 풀리니 마니 얘기가 많은데 결정된 게 지금 있습니까?

<기자>

아직 정확히 결정된 건 없고요. 아직 논의 중입니다.

<앵커>

논의 중이죠. 그런데 공매도 관련해서 미국 주식 시장에서 큰 사건이 있었다고 하던데, 일단 이거부터 먼저 한번 설명해 주시면서 얘기해 주시죠. 우리나라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을 우리 동학 개미라 부르잖아요. 그런데 미국 주식 시장에서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을 '로빈후드'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이게 왜 그런지 좀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우리나라에 동학 개미가 있다면 미국에는 '로빈후드'가 있습니다. 이런 별명이 붙은 이유는 주로 개인들이 쓰는 어플이 로빈후드라는 이름인데요, 이 로빈후드들이 공매도 세력에 맞서서 '게임스톱'이라는 작은 회사의 주가를 엄청나게 띄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올해 초 17달러 정도였던 주가가 27일에 약 347달러에 마감됐습니다. 한 달도 채 안 된 기간 동안 20배나 오른 거죠.

이 게임스톱은 비디오게임 기계 같은 걸 대여해주는 아주 작은 소매 체인점입니다. 지난해에 한 반려동물 용품 업체가 이 회사 주식을 10% 정도 사들였거든요.

이 소식에 개인들도 투자에 합류하면서 주가가 좀 올랐습니다. 그러자 기관 투자자들은 게임스톱 주가가 과대평가돼 있다면서 공매도를 하기 시작했는데요, 이게 개인투자자들의 큰 반감을 산 거죠.

'레딧'이라는 커뮤니티에 월스트리트베츠라는 주식 토론방이 있습니다. 구독자가 수백만 명 되는데요, 여기서 공매도 투자를 비난하거나 게임스톱 주식을 사자, 이런 글이 계속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진짜로 이 회사 주가가 아까 보신 것처럼 엄청나게 뛴 겁니다. 아직까지는 공매도 세력을 상대로 개인들이 어느 정도 승리를 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기관들이 공매도를 하자, 이 공매도에 대해 반대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면서 오히려 많이 오르고 있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게 공매도라는 게 주가가 좀 내려가야지 공매도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돈을 버는 거잖아요. 그러면 반대로 기관들은 돈을 좀 많이 잃었겠어요.

<기자>

네, 맞습니다. 이렇게 공매도에 투자를 했던 헤지펀드들은 주가가 폭등하는 바람에 주식을 비싸게 사서 되갚아야 하는 '쇼트 스퀴즈'에 걸렸습니다.

개인들에게 콜옵션을 팔았던 기관들은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요 현물 주식 매수에 나섰는데요, 그러다 보니 게임스톱 주가는 계속 급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거죠.

한 투자업체는 자산의 30%에 달하는 손실을 내서 파산위기까지 몰렸고요. 결국 이 투자 회사들은 게임스톱에 대한 공매도를 포기했습니다.

한 업체 분석에 따르면 게임스톱 주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서만 26조 원 넘게 잃은 것으로 추정이 됐고요. 그중에서 27일 하루에만 16조 원 가까이 날아갔다고 합니다.

이 투자회사들이 손실을 갚기 위해 다른 주식을 팔면서 최근 나스닥이 다 같이 하락했다는 추측이 나왔는데요, 나스닥 하락은 한국의 코스피까지도 같이 영향을 줬습니다.

<앵커>

그런데 주식이라는 게 기업의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 미국 시장에서의 어떤 공매도 현상을 보면 약간의 게임 같아요. 누가 공매도를 하면 그거를 반격하기 위해서 막 사고 이런 상황인데 이게 좀 비정상적인 거래 아니냐 이런 우려의 목소리도 있을 것 같아요.

<기자>

네, 지금 이런 개인 투자자들은 비슷한 이유로 영화관 체인인 AMC와 소프트웨어 업체 블랙베리 주식도 사들이고 있는데요, 이 두 회사 역시 큰 호재가 없는데도 주가는 크게 급등했습니다.

CNN은 "월가의 엘리트를 향한 불만이 개인투자자들에게 동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을 하기도 했습니다.

백악관 대변인이 어제 이상 주가 흐름을 보이는 주식들과 이 증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했는데요, 그래도 이걸 미국 정부가 나서서 규제하거나 처벌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소수의 작전세력이 아니고요. 다수의 개미투자자들이기 때문에 이걸 불법으로 보고 처벌하기 애매한 거죠.

게다가 오늘 새벽에는 개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플랫폼에서 게임스톱과 AMC 등의 주식 거래를 제한해서 주가가 30% 가까이 빠졌거든요. 오히려 미국 정치권에서는 개인들만 거래 제한을 당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주장하면서 청문회 개최까지 거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비이성적으로 오른 게임스톱 등의 주가는 급등과 급락을 거듭하고 언젠가 빠질 텐데요, 그때는 손실에 대한 책임도 각 개인들의 몫이겠죠.

<앵커>

방금 이야기한 것처럼 이렇게 갑작스럽게 많이 오르고 이랬던 주식은 언제든지 갑작스럽게 많이 빠질 수 있잖아요. 또 그 책임은 개인이 져야 된다. 이 부분 좀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우리나라 얘기 좀 해 볼게요. 아직까지 우리는 지금 공매도 금지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만약에 3월이나 언제든 공매도가 풀린다고 했을 때 게임스톱 같은 이런 일이 우리나라 주식 시장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실 거의 불가능합니다. 우선은 말씀하신 대로 3월 중순까지 공매도가 금지된 상황이고요. 공매도가 풀린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상한가가 존재합니다.

당일 주식이 30% 이상 오르지 않도록 규제를 하는데요, 그래서 상한가가 없는 미국처럼 한 번에 크게 오르지 못합니다.

게다가 한국거래소 시장팀이 이상 거래를 실시간으로 면밀히 관찰하고 있고요. 시스템이 구축이 잘 돼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상황이 나오기는 어려운 거죠.

오히려 한국의 개인투자자들은 미국에서도 공매도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우리나라도 아예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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