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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③] 땅 사고 회삿돈 넘겨 밑천 마련…"십일조"

<앵커>

그룹이 부도나서 해체된 이후에도 최순영 전 회장과 그 가족이 방금 보신 거처럼 부유한 삶을 이어갈 수 있었던 건, 바로 횃불재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 끝까지 판다팀이 재단의 실체를 파헤쳐봤습니다. 재단 설립과정을 확인해봤더니 밑천은 최 전 회장이 댔고, 불법 자금 역시 재단으로 들어갔습니다.

계속해서 권지윤 기자입니다.

<기자>

2천 6백억 원대 '추징금과 세금 미납자' 최순영 전 회장에게 고급 빌라도, 차량도, 기사도 제공해주는 횃불재단.

선교 사업과 교회 개척, 사회봉사를 목적으로 1989년 설립됐습니다.

최 전 회장은 봉사 기관인 재단에서는 돈 나올 곳이 없다고 했는데,

[최순영/전 신동아그룹 회장 (2015년) : (횃불재단은) 어려운 사람들한테 복음 전도도 하고 돈을 쓰는 기관이기 때문에 여기선 돈 나올 데가 없어요.]

횃불재단은 알짜배기 땅 등 막대한 재산을 가지고 있고, 이런 밑천을 댄 건 최 전 회장 본인입니다.

재단 주요 재산인 서울 서초구에 있는 토지입니다.

면적만 1만 2천703㎡에 이르는데, 절반은 1987년 최 전 회장이 매입해 횃불재단을 설립한 2년 뒤, 재단에 증여했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사단법인 한국기독교선교원이 사들여 역시 1990년 재단에 증여했는데, 당시 선교원 이사장도, 횃불재단 이사장도 모두 최 전 회장이었습니다.

해당 토지는 공시지가 기준으로 720억 원대로 평가되는데 현재는 재단 사무실, 대학원, 온누리교회가 들어서 있습니다.

최 전 회장은 부동산뿐 아니라 현금도 재단에 넘겼습니다.

대한생명 자금을 1993년 6월부터 5년간 74차례 재단에 보냈는데, 확인된 금액만 214억 원에 이릅니다.

최 전 회장은 "복음 전파를 위한 기부이자, 십일조"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 돈거래를 "이사회 승인 없이 이뤄진 불법행위, 즉 배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회사자금을 재단에 넘길 당시 대한생명은 누적 결손금만 1조 원이 넘을 만큼 심각한 부실 상태였습니다.

[이상민/변호사 : 일반적인 배임행위의 양태보다 더 안 좋은 배임행위인 것이죠. 이 돈이 재단으로 옮겨져서 그 재단 특정인들의 이해관계를 충족하는 데에 전부 다 쓰여졌다는 말이에요.]

1999년 신동아그룹은 부도가 났지만, 최 전 회장에 이어 부인 이형자 씨가 이사장인 횃불재단은 여전히 최씨 일가의 든든한 경제적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이홍명, CG : 홍성용·최재영, 화면출처 : 유튜브 CGN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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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거처럼 최순영 전 회장은 자신이 만든 재단을 활용해서  2천억 원이 넘는 추징금과 세금은 내지 않은 채 서울 강남의 값비싼 집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저희 끝까지 판다팀은 오랜 기간 횃불재단과 관련된 재산을 추적해왔습니다.

또 최순영 전 회장에게 추징금을 환수할 방법은 없는지도 취재했는데, 이 내용은 내일(20일) 이 시간에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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