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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한산한 연말 거리…'이것' 많이 팔렸다

<앵커>

친절한 경제 김혜민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올해는 정말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는데요, 크리스마스이브에 제가 창 밖을 내다보니까 크리스마스이브인데도 정말 거리가 썰렁하더라고요.

<기자>

네, 크리스마스 때 항상 붐비는 장소들이 정해져 있죠. 올해는 강남역과 이태원, 홍대 같은 이런 곳들이 모두 한산했습니다.

식당과 술집이 저녁 9시에 문을 닫은 영향도 컸고요.

밖에 나오지 말고 모임도 취소하라는 정부의 요청을 시민들이 잘 따라줬기 때문이겠죠. 반면 이번 성탄절에 사람들이 몰린 곳은 따로 있었는데요, 바로 백화점과 마트였습니다.

특히 창고형 할인매장에는 계산하려는 행렬이 길게 늘어서는 그런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집에서 먹을 음식과 선물을 사기 위해서였겠죠.

<앵커>

주로 어떤 음식들 많이 팔렸는지 남들은 무엇을 먹으면서 집에서 버티고 있는 것인지 다들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기자>

네, 이번에 유독 많이 팔린 음식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술을 말씀드리자면 와인이 엄청나게 팔렸습니다.

연휴에 집에서 가족들과 소주 같은 독한 술 잘 안 마시게 되죠. 많은 분들이 가볍게 분위기 내면서 마실 수 있는 이 와인을 구매했습니다.

마트와 편의점 모두 작년에 비해서 매출액이 크게 늘어났는데요, 한 편의점 매출을 보면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와인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74%나 늘었습니다.

30년 동안 와인을 판매해왔었지만 올해가 가장 많이 팔렸다고 합니다. 집에서 술을 마시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주류시장 판도도 이미 몇 달 전부터 바뀌고 있었습니다.

지난달까지 포도주 수입 금액이 맥주를 넘어섰는데요, 이것은 2017년 이후 3년 만이라고 합니다. 평소 맥주가 많이 팔리던 대형마트에서도 와인이 국산 맥주보다 훨씬 더 팔리거나, 맥주와 거의 비슷하게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일단 술은 와인이 많이 팔렸고, 음식은 어떻습니까? 집에서 먹다 보니까 손쉽게 차려 먹을 수 있는 것들 많이 팔렸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연말이나 크리스마스 때는 좋은 식당을 찾아가고는 하죠. 그런데 이번에는 가정 간편식이나 밀키트 매출이 수직 상승했습니다.

한 오픈마켓에서는 밀키트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17배나 급증했고요. 이렇게 음식을 만들어 먹으려면 조리기구도 필요하겠죠.

조리기구는 1인용 구매가 많았는데요, 1인용 테이블 용품은 7배, 1인용 전기그릴은 2배 정도 주문이 늘었습니다.

대형마트에서도 성탄절 연휴 이틀 동안 과일은 20~30%, 고기류는 40% 정도 더 팔렸고요, 새벽 배송을 하는 한 업체는 23일과 24일 주문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6%나 증가했습니다.

<앵커>

2배 넘게 늘어난 것이네요. 그런데 이 와중에 한 음식 배달 중개업체에서는 주문이 너무 몰리는 바람에 배달사고까지 났다고요.

<기자>

네, 가장 피크였던 시간이죠. 크리스마스이브 24일 저녁 6시 반부터 4시간 동안 배달의민족의 배달 라이더들이 보는 어플이 따로 있습니다.

이것이 멈추는 오류가 발생했는데요, 라이더들이 배달지 확인이 안 되니, 음식점에서는 주문이 들어와도 음식을 배달할 사람이 배정되지 않았습니다.

업체 측은 "서버를 넉넉히 늘렸지만 예상보다 더 많은 주문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이런 장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주문한 고객은 물론이고요. 그리고 라이더, 업주까지 다 손해를 본 것이죠.

라이더들에게는 6만 원씩 일괄 지급을 하겠다고 했고요. 오류 때문에 주문을 취소한 소비자들에게는 3만 원의 쿠폰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업주들에게는 25일 하루 중개 이용료만 면제를 해주는데요, 크리스마스 배달 영업을 위해 일주일 내내 준비한 업주들의 피해 보상금치고는 좀 적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이제 올해도 며칠 안 남았는데 기업들의 송년회, 또 종무식 이런 풍경도 당연히 바뀌겠죠?

<기자>

네, 요즘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죠. 5인 이상 모임도 금지됐기 때문에 송년회는커녕 점심 한 끼도 같이 먹기 어렵습니다.

이미 올해의 공식적인 업무를 마치고 내년 초까지 장기 휴가에 돌입한 곳도 많은데요, 일부 기업들은 '랜선 송년회'로 아쉬움을 달래기도 합니다. 임원들이 사내 방송에 직접 출연해서 온라인 송년회를 여는 회사도 있었고요.

또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자리죠. 시무식은 그동안 수백 명이 본사 강당에 한꺼번에 모여서 진행되곤 했는데요, 당연하게도 이번에는 아예 하지 않거나, 또 온라인으로 치러진다고 합니다.

재계에서는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이런 비대면 방식에 기업들이 익숙해지면 아예 언택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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