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선박 수주량은 최근 늘어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조선업계가 살아난 것 같은데, 그것은 큰 회사들 이야기고 협력업체 사람들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합니다.
그 현장을 김혜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우리나라가 중국을 제치고 4개월 연속 선박 수주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것인데요, 국내 조선업 경기도 다시 살아나는 것 아니냐, 이런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현장의 분위기는 어떨까요? 제가 거제도의 한 조선기자재 협력 공단에 와봤습니다.
선박 블록을 제조하는 협력업체 6곳이 모여있는 성내조선기자재협동화공단.
공단 전체가 거의 텅 비어있습니다. 일하는 작업자들이나 기자재도 찾기 어렵습니다.
문을 연 업체는 단 2곳. 그마저도 직원이 10분의 1로 줄었습니다.
[김상기/협력업체 근로자 : 한 보름씩, 일주일씩 (쉬고요) 한 3일 간격으로 나와요.]
잇단 수주 낭보에도 조선업 경기가 얼어붙은 건 당장 수주를 해도 설계, 자재 확보 기간 등을 고려하면 현장에 일감이 풀리는 시기는 수개월에서 1~2년 후이기 때문입니다.
[이종호/협력업체 대표 : 수주를 하게 되면 저희한테 오는 건 한 2년 정도 걸리거든요. 2년 전 수주 자체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그간 수주 공백이 워낙 길었기 때문에 숙련공들이 상당수 이탈했습니다.
[이성신/성내조선기자재협동화공단 협의회장 : 현재 숙련공들은 전업을 했거나, 일부 기술공들은 중국이나 싱가포르, 일본으로도 상당히 유출된 거로 알고 있다.]
LNG 등 친환경 선박 부문은 2023년쯤 다시 부흥할 것으로 보이는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한국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숙련공과 기술자가 필수입니다.
수주가 늘어날 때 인력난에 시달리지 않기 위해 시효가 만료된 특별고용업종을 재지정하고, 협력사에 대한 특별경영안전자금 지원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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