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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③ '뉴스'가 된 개 물림 사고…매년 2천 명 다친다

[마부작침] ③ '뉴스'가 된 개 물림 사고…매년 2천 명 다친다

2020 유기동물을 부탁해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작성 2020.10.31 09:50 수정 2020.11.01 09:2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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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마부작침] ③ 뉴스가 된 개 물림 사고…매년 2천 명 다친다
"개가 사람을 무는 건 뉴스가 아니다.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다."

언론계에 회자되는 이 격언은 뉴스 가치 중 신기성과 희소성에 관한 것이다. 흔하게 일어나는 사건(개가 사람 물기) 말고 신기하고 희소한 사건(사람이 개 물기)이어야 뉴스 가치가 있다는 것. 하지만 2020년 한국 상황에선 개가 사람을 무는 게 다시 뉴스가 됐다. 유명 연예인이 키우는 개가 사람을 물어 다치게 하거나 심지어 사망에 이르게 하면서 크게 화제가 됐다. <2020 유기동물을 부탁해!> 이번 편에서는 개 물림 사고와 맹견 문제를 짚어보겠다.

● 매년 2천 명, 개에 물려 병원에 갔다

지난 5월 4일 경기도 광주에서 80대 여성이 갑자기 달려든 개 두 마리에게 팔과 다리 등을 물렸다. 자기 집 텃밭에서 나물을 캐던 중이었다. 병원에 실려가 치료받던 이 여성은 두 달 만에 사망했다. 여성을 공격한 개는 '벨지안 쉽도그'라는 종으로 각각 몸무게 20킬로그램이 넘는 대형견이었다. 보통 성인 남성 키보다 높은 울타리 안에 있었지만 이를 어렵지 않게 뛰어넘었다. 벨지안 쉽도그는 동물보호법이 규정한 맹견은 아니었다.
2020 유기동물을 부탁해'개 물림 사고'는 매년 적잖게 발생한다. [마부작침]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소방청의 '개 물림 사고로 인한 환자 이송 현황' 자료를 보면 2014년 1,889명이었던 이송 환자는 2016년부터 3년 연속 2천 명을 넘어섰다. 2019년엔 1,565명으로 다소 줄었다. 최근 6년 간 평균을 보면 매년 2천 명 넘게 개에 물려 병원을 찾았다. 올 들어 6월까지는 512명으로 집계됐다. 119 구급대를 통하지 않고 병원에 갔거나 사람 말고 다른 동물을 문 경우까지 합하면 개 물림 사고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월별로 보면 야외 활동이 많은 5월부터 10월까지 사고가 많았다. 연령별로는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피해 보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 '동물보호법 위반', 매년 평균 256건

동물보호법에는 7조(적정한 사육·관리), 8조(동물학대 등의 금지), 12조(등록대상동물의 등록 등), 13조(등록대상동물의 관리 등), 13조의 2(맹견의 관리), 13조의 3(맹견의 출입금지 등)에서 반려동물 주인에게 관리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놨다. 이 중에서 개 물림 사고 같은 안전 문제와 관련된 조항은 13조와 13조의 2, 3이다.
2020 유기동물을 부탁해[마부작침]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2014년 이후 동물보호법 위반 제재 내역을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입수했다. 최근 6년 여 간 각 지자체가 동물보호법 위반을 적발해 과태료 부과한 건 모두 1,987건이었다. 2014년엔 46건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조금씩 늘어 2019년엔 674건, 올 들어 6월까지는 453건에 이르렀다. 2014~2019년 한 해 평균 256건이다. 

가장 많았던 건 동물보호법 13조 2항의 '목줄 등 안전조치' 위반이었다. 모두 930건, 46.8%였다. 다음은 13조 1항 '인식표 부착' 위반 594건(29.9%), 12조 1항 '등록대상동물 등록' 위반 256건(12.9%) 순이었다. '맹견의 관리'에 관한 조항인 13조의 2 위반은 10여 건에 불과했다.

13조 2항과 13조의 2를 위반할 경우에도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된 개정 동물보호법에 따라 사망은 3년, 상해는 2년 이하 징역(사망은 3천만 원, 상해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게 가능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조항에 근거해 형사 처벌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안전 관리에 소홀했던 것으로 확인되면 형법의 과실치사상 죄를 적용할 수 있고 소송을 통해 민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 반려견 600만 마리, 맹견은 5~6천 마리... 맹견 아니면 물려도 괜찮나?

동물보호법 2조 (정의)에서 맹견을 규정하고 있다. "도사견, 핏불테리어, 로트와일러 등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개"로 농림축산식품부령(시행규칙)으로 정한 개다.

내용을 보면 1. 도사견과 그 잡종의 개 2. 아메리칸 핏불테리어와 그 잡종의 개 3.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와 그 잡종의 개 4.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와 그 잡종의 개 5. 로트와일러와 그 잡종의 개뿐이다. 연예인 김민교 씨의 개 벨지안 쉽도그나 최시원 씨의 개 프렌치 불도그, 지난해 아파트에서 아이를 물어 다치게 했던 개 폭스테리어는 우리 법이 정한 맹견에 포함되지 않는다.

2019년 등록된 반려견은 209만 2천 마리에 이르는데 미등록률 등을 감안하면 전체 반려견은 600만 마리 정도로 추산된다. 이 중 맹견 5종의 수는 1% 미만이라는 게 업계 추정이다. 5~6000마리 정도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내년 2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동물보호법에 따라 맹견 소유자의 책임보험 가입이 의무화됐지만 이것만으로는 개 물림 사고를 방지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한계는 명확하다.

●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성숙한 사회"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월 '2020~2024년 동물복지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성숙한 사회로 가는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말 그대로 종합계획인 만큼 유기, 피학대, 동물실험 등 동물 복지 관련한 내용이 총망라됐는데 그중 '개 물림' 사고 관련해서는 이런 내용이 눈에 띈다. 

"위험한 개의 기질(공격성)을 평가하여 그 결과에 따라 행동교정, 안락사 명령 등 의무 부과하는 체계를 마련하겠다(2022년까지)."

여기서 '위험한 개'는 개 물림 사고를 일으켰거나, 다른 사람 등을 위협한 개를 뜻한다. 계획대로 맹견 만이 아니라 위험한 개를 평가해 교정하거나 심각한 경우엔 안락사시킬 수 있으면 좋겠지만 누가, 어떤 기준에 의해 평가할 것인지는 의문이 남는다. 

<2019 동물보호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소유자의 63%만이 외출 시 목줄이나 인식표 착용, 배설물 수거 같은 동물보호법의 준수사항을 잘 지키고 있다고 답했고, 의무교육이 필요하다는 답변은 75%에 이르렀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 

취재: 심영구, 배정훈, 안혜민  디자인: 안준석  인턴: 김지연, 이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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