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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②] 성범죄 목사도 "우리가 지킨다"…철밥통 그들의 세계

<앵커>

초고속 목사 양성소가 된 일부 신학대학원의 실태 보셨는데, 일단 목사가 되고 나면 그 지위는 평생 유지됩니다. 심지어 성범죄를 저질러도 문제없이 목회 활동을 계속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계속해서 소환욱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이 30대 여성은 20여 년 전 외삼촌에게 성폭력을 당했습니다.

[성폭력 피해자 : (외삼촌이랑) 마주칠까 봐. 집에 올 때도 뛰어다니고 무서워서 방문 잠그고 살았어요.]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는 게 두려워 가슴에 묻었는데 외삼촌이 목사가 됐다는 사실을 알고 용기를 냈습니다.

해당 교단에 문제를 제기했고 결국 외삼촌은 교단에서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이후 외삼촌은 지방에서 원래 소속됐던 교회의 지원까지 받아가며 교회를 개척했고 목회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성폭력 피해자 : (외삼촌의 목회를) 더는 막을 방법이 없다고 하면 이런 사람이 되게 많다고 생각하면 도시마다, 그러면 되게 끔찍할 것 같아요.]

스타 목사였던 전병욱 목사는 여신도들을 성추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지만, 목회 활동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범행을 인정하고 소속 교회는 떠났지만, 채 2년도 안 돼 다른 동네에 교회를 개척했고 해당 지역 장로교의 대표격인 노회는 전 목사 교회를 인정했습니다.

[당시 소속 노회장/노회 가입 감사 예배 : 우리 한국에 있는 많은 사람이 ○○○교회를 공격하고 전병욱 목사님을 공격하지만, 우리 노회는 보호할 것입니다. 지킬 것 입니다.]

노회 내 자리만 못 맡을 뿐 목사직 수행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정성규/목사 : 목사가 목사를 징계하면 자신도 나중에 그런 일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들 때문에 실제 그 사고 친 목사가 노회 안에 적이 없으면 그냥 보호하는 차원에서 가는 거죠.]

이렇게 한 번 얻은 목사의 지위는 철밥통처럼 유지됩니다.

교회

물의를 일으켜 교단에서 쫓겨나도 다른 교단으로 옮기거나 스스로 교단을 만들면 됩니다.

[배덕만/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교수 : 교단 설립이라는 것이 신고만 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몇 사람이 모여서 (만들 수 있습니다.)]

개신교가 장로교, 감리교 등 계파별로 나눠져 있어 전체 교계 차원에서 목사의 자격을 정지하거나 박탈할 방법은 없습니다.

[정재영/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 교계를 대표하는 기구조차도 지금 몇 개가 난립되어 있고 그 어느 것도 전체 개신교를 대변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는 상황이 되는 게 개신교의 특징이기도 하고 한계이기도 하고….]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이승진,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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