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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걸러 음주자에 맞는 구급대원…30%는 처벌 없어

<앵커>

2년 전 한 소방관이 술에 취해 길에 쓰러져 있는 사람을 구해주려다가 폭행당해서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그 일로 구속 수감됐었던 가해자가 얼마 전 출소를 했는데 또다시 구급대원한테 행패를 부렸습니다. 이렇게 구급대원이 남을 도와주려다가 오히려 맞는 일이 하루걸러 하루꼴로 반복되고 있는데도, 그 처벌 수위는 여전히 너무 가볍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먼저 유수환 기자입니다.


<기자>

도로에 드러누운 남성이 구급대원에게 물건을 던지더니 상의를 탈의하고 바지까지 벗으려고 합니다.

출동한 구급대원들에게 술에 취해 40분 넘게 욕설을 퍼붓고 난동을 부린 이 남성.

알고 보니 2년 전 전북 익산에서 고 강연희 소방관을 폭행한 40대 윤 모 씨였습니다.

당시 1년 1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는데, 출소한 지 얼마 안 돼 또 구급대원에 행패를 부린 것입니다.

구급대원에 행패

[김인중/당시 출동 구급대원 : 유독 구급대원인 저희한테만 위해를 가하려고 했었어요. 2년 전에 저희 소방본부 쪽에 그분(고 강연희 소방관)이랑 연관이 있었던 분이라고 하더라고요.]

윤 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돼 검찰에 넘겨졌지만, 구급대원들은 동료가 숨진 지 2년 만에 버젓이 나타난 가해자의 모습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정은애/고 강연희 소방경 동료 : 가슴이 답답하고 배가 꼬이는 것처럼 아프더라고요. 그리고 우리는 또 당하는구나…. 하나도 나아진 것 없이, 무력감을 느꼈어요.]

지난 5년간 구급대원의 폭행 피해는 하루걸러 한 건꼴로 반복됐는데, 가해자 90%가 음주 상태였습니다.

그런데도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 40%는 벌금형에 그쳤고 징역형은 10건 중 1건도 안 됐습니다.

심지어 30%는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습니다.

[최태성/고 강연희 소방경 남편 : 계속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폭행)하는 것 같은데, 법이나 제도 개선을 해서 그런 것들이 바뀌어 가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입니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일하면서 정작 자신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 대한민국 구급대원의 현주소입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 "허벅지 물려서 살 뜯겨나가" 현직 구급대원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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