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집중호우에 광주 · 전남서 8명 사망 · 1명 실종

이틀째 광주·전남에 퍼부은 물 폭탄이 악몽을 안겼습니다.

강과 하천이 넘치고, 주택·농경지·도로는 잠기고, 산사태가 덮치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8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고립된 주민들이 보트에 올라타 구조되는 아찔한 장면도 곳곳에서 벌어졌습니다.

지난 7일 오후 8시 29분쯤 곡성군 오산면 마을 뒷산에서 토사가 무너져 내려 주택 5채를 덮쳤습니다.

3명이 숨진 데 이어 멈추지 않은 폭우에 중단했다가 이튿날 재개된 수색 작업에서 발견된 2명도 숨졌습니다.

오늘 오전 5시쯤에는 담양군 금성면 한 주택에서 불이 나 집 안에 있던 70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폭우로 약해진 지반 탓에 전봇대가 넘어지면서 불이 난 것으로 담양군은 파악했습니다.

오전 4시쯤 담양군 봉산면 한 하천에서는 8살 어린이가 불어난 물에 휩쓸려 떠내려갔다가 오후 1시 20분께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화순군 한천면에서는 농수로를 정비하러 나간 60대가 급류에 휩쓸려 숨졌습니다.

곡성군 고달면에서도 50대가 하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습니다.

곡성 1천199명, 구례 279명, 화순 178명, 장성 100명, 순천 등 122명을 포함해 모두 1천878명이 홍수와 산사태를 피해 일시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광주와 전남, 도심과 외곽 할 것 없이 전역이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전남에서만 주택 71동에서 파손·매몰·침수됐으며 농경지 3천255㏊도 침수 등 피해를 봤습니다.

곡성 옥과에서는 뱀장어 치어 30만 마리를 키우던 양식장이 침수됐습니다.

담양 창평천 30ｍ와 오례천 100ｍ, 화순 동천 30ｍ, 구례 서시천 40ｍ, 영광 불갑천 30ｍ 등 제방이 유실됐습니다.

광주에서도 이틀간 793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도로 228곳이 침수되는 등 237개 공공시설, 556개 사유시설이 피해를 봤습니다.

주택 247채를 비롯해 하수도, 석축 옹벽, 농경지 등도 속절없이 망가졌습니다.

오늘 오전 전남 구례와 곡성에 걸쳐 흐르는 섬진강이 제방을 넘어서 주변 농경지가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담양군 광주호도 오전 5시 50분을 기해 물이 넘쳐흐르면서 주변 접근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호남의 젖줄인 영산강 곳곳에서도 수위가 한계치를 향해 오르고 있습니다.

구례 서시천에서는 둑이 무너졌으며 장성 황룡강 단광천도 범람해 인근 주민들이 황급히 대피했습니다.

광주 극락교와 장록교·나주 나주대교와 남평교 등 영산강 4개 지점, 곡성 금곡교·구례 구례교와 송정리 등 섬진강 3개 지점에는 홍수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담양댐, 광주댐, 장성댐, 나주댐, 주암댐 등 영산강과 섬진강 수계 댐들도 대부분 제한 수위를 넘어섰습니다.

전라선 익산∼여수엑스포역 구간 KTX와 일반 열차 운행이 모두 중단됐습니다.

한국철도(코레일)에 따르면 동산∼전주 구간 선로 침수와 곡성∼압록역 구간 교량 수위 상승으로 오늘 오전 10시부터 익산∼여수엑스포역 구간 모든 열차 운행이 중단됐습니다.

이에 따라 전라선 모든 열차 (KTX, 새마을, 무궁화호)는 용산역에서 익산역까지만 운행합니다.

월곡천교 침수로 열차가 교량을 건널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광주역 열차 운행도 중단됐습니다.

서울 용산~광주역행 새마을호(왕복 8회)는 광주송정역까지, 용산발 무궁화호(12회)는 익산역까지만 운행됩니다.

(사진=전북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