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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법 만들면 또 헌재로?…'관습헌법' 뚫을까

행정수도법 만들면 또 헌재로?…'관습헌법' 뚫을까

김민정 기자 compass@sbs.co.kr

작성 2020.07.22 20:11 수정 2020.07.22 21:4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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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짚어보려면, 과거에는 어땠었는지부터 살펴보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002년 9월, 노무현 당시 대선 후보가 충청권에 신행정수도를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내놨습니다. 그 이후에 국회에서 통과된 신행정수도 특별법이 2004년 1월 공포됐습니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에 헌법재판소가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을 근거로 그 법은 위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신행정수도 건설은 무산됐고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를 만드는 것으로 대체됐습니다. 현재 18개 정부 부처 가운데 3분의 2인 12개 부처가 세종시에 내려가 있습니다.

이렇게 미완의 상태인 행정수도를 완성하려면 청와대와 국회까지 세종시로 보내야 한다는 여당의 제안이 앞으로 어떤 경로를 밟게 될지, 또다시 헌법재판소로 가게 된다면 과거와는 다른 판단이 나올지 김민정 기자가 전망해봤습니다.

<기자>

'행정수도 이전'을 실현하려면 위헌이라는 논란을 넘어서야 하고 가장 분명한 방법은 헌법을 고치는 것입니다.

행정수도 이전을 국민투표에 부쳐 개헌을 하려면 그 전에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현재 103석, 개헌 저지선을 확보한 통합당이 당론으로 반대하면 개헌은 국회 문턱을 넘기 어렵게 됩니다.

그래서 민주당은 특별법을 새로 만들거나 현행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을 고쳐 청와대와 국회 같은 국가 기관을 추가로 이전시키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어제) :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를 한다면 개헌이나 국민투표까지 가지 않아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법을 만들거나 고치는 방법은 16년 전 헌재 결정에 어긋나는 위헌 법률이라는 시비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다시 헌재 심판대로 가게 될 경우 전망은 엇갈립니다.

헌재가 법적 안정성을 고려해 기존 결정례를 바꾸지 않을 거란 의견도 있고,

[임지봉/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관습헌법의 법리를 16년이 지났다고 해서 현저한 사정 변경도 없는데 이번에는 버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추상적 개념인 관습헌법을 근거로 내린 위헌 결정 자체가 잘못이기 때문에 결정이 바뀔 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김종대/전 헌법재판관 : (성문헌법 없이) 관습헌법이 있다고 선언하는 것은 국민이 생각하지 않는 헌법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겁니다.]

헌재의 재판관 구성이 크게 바뀐 것도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재판관 9명 가운데 8명이 현 정권 출범 뒤 임명됐고 6명이 범여권 몫으로 임명됐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이 헌재 판단을 받아보자고 나선 것도 합헌 결정 가능성이 꽤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하 륭, 영상편집 : 원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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