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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 서희가 어린 학생들에게…"꽃은 봉오리일 때도 예쁘다"

발레리나 서희가 어린 학생들에게…"꽃은 봉오리일 때도 예쁘다"

정연 기자 cykite@sbs.co.kr

작성 2020.07.22 08:32 수정 2020.09.17 10:3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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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SBS 팟캐스트 <골라듣는 뉴스룸> ‘커튼콜’
■ 청취 : 네이버 오디오클립, 팟빵, 애플 팟캐스트, SBS 고릴라
■ 진행 : 김수현 기자, 박찬민 아나운서
■ 대담 : 서희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수석 무용수


"열심히 노력하는 어린 학생들을 보는 게 감격스럽고, 춤추는 걸 보면 눈물이 나요."

각국의 발레 꿈나무를 선발해 유학 기회를 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콩쿠르 YAGP의 한국예선을 주관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세계적 발레리나 서희 씨가, 춤추는 발레 꿈나무들을 볼 때 느끼는 감정입니다.

서희 발레리나는 SBS의 공연문화 팟캐스트 '커튼콜'에 출연해, 자신의 발레 꿈나무 시절 경험을 털어놓았습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발레단인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수석 무용수 서희 씨는 12살 때 발레를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남들보다 늦은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초반에 같은 반 친구들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게 항상 속상했다고 합니다. 키로프 발레 아카데미 유학 시절에는 너무 힘들어 매일 울다시피 했습니다.
 
* 자세한 이야기는 팟캐스트 'SBS 골라듣는 뉴스룸'으로 들어보세요.
발레리나 서희 리사이징
예술은 시간이 걸리는 행위. 하지만 12살 소녀에겐 시간에 대한 인내심이 버겁게 느껴졌습니다. 당시 스승은 '알라 시조바'였습니다. 시조바는 구소련 시절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활동한 전설적인 무용수입니다. 스승이 해준 말은 어린 서희 씨 기억에 오래 남았고 세계적인 발레리나로 성공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하루는 수업 시간에 울고 있었더니 선생님이 절 쫓아냈습니다. 연습실에서 나가라고… 그러고 나서 방으로 따로 불러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꽃은 활짝 폈을 때도 아름답지만 봉오리일 때도 아름다운 거라고."

 '너는 미성숙한 단계의 학생이지만, 너의 춤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실망하지 말고 미래를 보고 노력하라'는 뜻을 선생님이 비유적으로 표현한 겁니다.  서희 씨도 거기서 교훈을 얻어, 발레를 전공하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아직 활짝 피지 않았어도 아이 안에 꽃이 있는가를 본다고 합니다. 발레는 기본적으로 좋은 스승한테 좋은 교육을 올바르게 받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이런 면에서 서희 씨는 한국 교육시스템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온라인이나 유튜브에서도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고, 유학의 기회도 예전보다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남들과 자신을 지나치게 비교하는 건 금물. 빨리 결과를 내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볼 때는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발레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포인트 슈즈(발끝으로 서기 위해 신는 발레용 신발)도 미국에선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 신을 것을 권고합니다. (한국에선) 초1, 2 때부터 신는 학생들이 많지만… 발레를 배우는 과정을 길게 보자면 포인트 슈즈 1년 늦게 신는다는 게 크게 문제가 되는 건 아니거든요. (작품 선택도) 짧은 시간에 뭘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테크닉적으로 임팩트 있는 작품을 고르려고 하는 것 같아요."

발레리나 서희 리사이징
한국 학생들은 나이에 맞지 않게 너무 어려운 작품을 추려고 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 때문에 한창 기본기를 다져야 할 나이에 몸을 다치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발레는 시각적 예술이기도 하기 때문에 서희 씨는 발레 꿈나무들을 볼 때 얼굴이 작고 몸이 긴 것뿐만 아니라 '턴 아웃'이 잘된다거나 발등이 '플렉시블'한 지 이런 세세한 것도 눈여겨보는 편입니다. '턴 아웃'은 몸의 골반, 무릎, 발목, 발끝까지가 근육을 통해서 가로로 일직선이 되는 자세입니다. 발레를 하는 사람들이 '八자'로 걷는 게 특이하게 보일 때가 있는데 바로 이 '턴 아웃'에 몸이 맞춰진 것입니다.

"발레는 기본적으로 신이 인간에 주신 몸의 모습으로 살지 말라는 행동을 다 하죠.(웃음)"

서희 씨는 25살에 세계적인 발레단의 주역을 맡는 수석 무용수가 됐습니다. 꿈을 이룬 것입니다. 확실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힘든 일이 있더라도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꿈을 이루고 나니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의 이름을 딴 비영리재단인 서희 재단을 운영하며 발레 후배들을 위해 재능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서희 발레리나의 인터뷰 전체 내용은 SBS 골라듣는 뉴스룸 '커튼콜' 팟캐스트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커튼콜은 '골라듣는 뉴스룸' 시리즈 가운데 문화, 공연예술을 전문으로 다루는 팟캐스트로서, SBS 김수현 공연전문기자와 박찬민 아나운서가 함께 진행합니다.  '커튼콜'은 SBS 뉴스 홈페이지나 네이버 오디오 클립, 팟빵, 애플 팟캐스트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청취 가능합니다.     

▶ 서희 "세계 최초 온라인 발레 콩쿠르…한국이어서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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