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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결혼식 속속 연기·취소…'환불 분쟁' 급증

<앵커>

요즘 사람들 초대하기도 미안한 마음에 예정된 결혼식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예비부부들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달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예식 관련 소비자 민원은 1천250건이나 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인데 대부분 환불, 또 위약금과 관련된 분쟁이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는 예식일 90일 전까지 취소하면 계약금을 모두 돌려주고 30일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는 35%를 위약금으로 내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혜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29일로 예정된 결혼식을 준비하던 예비신부 A 씨.

코로나19가 번지면서 외국에서 일하는 예비남편이 입국조차 못 하자 결혼식을 취소했습니다.

[A 씨/예비신부 : 그때가 1주일 전이었거든요, 그랬더니 자기네 내부 규정 얘기하면서 '100% 위약금 물어야 한다', 선심 쓰듯이 '80%까지 된다' 이런 식으로 말씀하셨어요.]

할 수 없이 예식 비용의 80%인 456만 원을 지불했지만, A 씨는 뒤늦게 예식장과 맺은 계약이 불공정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계약서에는 11일 전에 예식을 취소하면 위약금 80%를 지불하도록 돼 있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권고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30일 전 이내에 취소하면 위약금 35%만 내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적인 강제력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태휘/공정위 약관심사과장 : 권장 사항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강제할 순 없습니다. 다만 약관 심사를 할 때 심사의 기준이 될 수 있어서 간접적으로 효력이 있다고…]

[A 씨/예비신부 : 결혼식도 미뤄지고 해서 정말 속상한데 위약금도 물고 하니까 또 나중에 결혼하면 또 내야 하는 돈이잖아요.]

비슷한 분쟁이 잇따르자 공정위는 "결혼식을 연기할 경우 위약금을 면제하고 취소 시에는 위약금을 줄여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예식 업체들은 경영난이 심각해 위약금 감경은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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