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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억울? 뻔뻔? 성폭행부터 살인까지 - 2020 총선 예비후보자 전수 분석

[마부작침] 억울? 뻔뻔? 성폭행부터 살인까지 - 2020 총선 예비후보자 전수 분석
하나. 대한민국 국민, 둘. 25세 이상인 사람

오는 4월 15일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예비후보자의 등록 자격이다. 선거범으로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경우 정도를 제외하면 이 두 가지만 갖춰도 국회의원 선거에 나설 수 있다.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2019년 12월 17일부터 최근까지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예비후보자는 전국 253개 선거구에 2,215명에 이른다.(2월 17일 현재) 경쟁률을 따져보면 8.8대 1이다. 예비후보자는 3월 25일까지 제한된 범위의 선거운동이 가능하며 3월 26~27일에 후보자로 등록하면 본선에 나갈 수 있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먼저 예비후보자 정보부터 정리, 분석했다. 예비후보자 본인이 선관위에 신고한 자료를 주요 근거로 삼았다. 이를 통해 유권자들이 후보자에 대한 더 상세한 정보를 알게 되고 소중한 한 표 행사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부작침] 억울? 뻔뻔? 성폭행부터 살인까지 - 2020 총선 예비후보자 전수 분석
● 3명 중 1명은 전과 있는 후보자 

지난 두 달 간 선관위에 등록한 예비후보자 중 벌금 100만 원 이상의 전과가 있는 후보는 31.3%, 693명이다. 전과 없는 후보는 68.7%, 1,522명이다. 최다 전과를 기록한 예비후보자는 울산 북구와 경기 안산 단원구갑에 등록한 이경훈(더불어민주당), 김동우(민중당) 후보로 각각 전과 10건씩을 신고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과 민주노총 비정규직실장 등을 역임한 두 후보의 전과는 집회· 시위와 관련한 법 위반들이었다. 김동우 예비후보는 이달 초 국회에서 "전과 10범이지만 부끄럽지 않은 길을 걸었다"면서 "제가 함께 했던 민중의 역사마저 최다 전과기록이라는 주홍글씨에 가려 부정될까 안타깝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마부작침] 억울? 뻔뻔? 성폭행부터 살인까지 - 2020 총선 예비후보자 전수 분석
등록 예비후보자가 가장 많은 당은 국가혁명배당금당이다.(이하 국가혁명당) 지난해 창당된 이 당 소속의 예비후보자는 전체의 41.8%(926명)에 이른다. 다음은 2월 17일 출범한 미래통합당(자유한국당+새로운보수당+미래를향한전진4.0)으로 25.1%(557명),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세 번째로 20.9%(462명)다.

예비후보자 중 전과가 있는 이들은 31.3%, 693명이다. 전과 후보자 비율이 가장 높은 건 민중당으로 64.4%(38명)로 나타났다. 민중당 소속 예비후보자의 전과는 위 김동우 후보처럼 국가보안법이나 집회·시위 관련한 법 위반이 대부분이었다. 그 다음으로 전과 후보 비율이 높은 정의당(45.9%, 28명)도 유사하다. 더불어민주당은 36.4%, 미래통합당은 32.3%였고 국가혁명배당금당은 24.4%로 나타났다. 전과 후보자 수로는 국가혁명배당금당이 226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미래통합당(180명), 더불어민주당(168명) 순이었다.

[마부작침] 억울? 뻔뻔? 성폭행부터 살인까지 - 2020 총선 예비후보자 전수 분석

● 성폭력, 성매매... 성범죄 전력 후보자 "억울" 주장

[마부작침] 억울? 뻔뻔? 성폭행부터 살인까지 - 2020 총선 예비후보자 전수 분석
[마부작침]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관한 법률(이하 아청법),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성매매처벌법) 등 위반을 '성범죄'로 따로 분류해 살펴봤다. 이들 법 위반 전력이 있는 예비후보자는 모두 13명이었다.

경남 김해을에 등록한 안종규 예비후보(국가혁명배당금당)는 아청법 위반(강제추행) 등 3건의 전과로 합쳐서 벌금 1500만 원을 냈다고 신고했다. 범행 시점은 2015년 4월, 판결문에 따르면 안씨는 14살 피해자에게 몰래 담배를 팔면서 두 차례에 걸쳐 강제추행했다. 이에 대해 안씨는 "애가 거짓말하는 걸 (경찰이) 부풀려서 만들었다"라고 주장했다. 또 "운이 안 따라서 그렇게 됐는데 이제까지 살면서 세금 적게 냈다, (벌금을) 세금 냈다 생각하고 말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예비후보 등록에 대해서 "나는 떳떳하니까 문제 될 게 없고 설사 안 떳떳하더라도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나오고 싶다"라고 말했다.

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에 등록한 김성호 예비후보(국가혁명배당금당)는 아청법 위반 등 9건의 전과를 신고했다. 김씨는 "옛날 같으면 진짜 업어가서 강제로 해야 성폭행이었다"면서 "강요에 의한 그런 건 전혀 없었는데 억울한 점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광주 광산갑에 등록한 조만진 예비후보(국가혁명배당금당)는 아청법 위반(청소년 성폭행) 등 5건의 전과에, 2007년 징역 1년 선고가 확정됐다고 신고했다. 조씨 입장을 듣기 위해 광주시당 등을 통해 수소문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제주 제주시을 예비후보인 차주홍 후보(한나라당)은 성폭력처벌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으로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 선고를 받았다고 신고했다. 전과 7건 중에 성범죄는 1건인데 판결문에 따르면 차씨는 2017년 1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여성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다. 차씨는 "그냥 평상시 말한 것을 음란메시지라고 한 것"이라며 "보고 싶다, 먹고 싶다 그것뿐이고 성기에 대해서 얘기한 적도 하나도 없는데 악용한 것"이라며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 살인, 강도 등 강력·폭력 범죄 전력도 6.5%

[마부작침]은 살인, 강도, 방화, 마약를 강력 범죄로, 폭행과 상해는 폭력 범죄로 분류했다. 이 둘을 합쳐 강력·폭력 범죄 전과가 있는 예비후보는 145명, 6.5%로 나타났다.

강력 범죄 전력이 있는 예비후보는 9명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김한정, 박성현, 박영순, 이원택, 정청래, 진성준 예비후보는 현조건조물방화, 공익건조물방화, 일반건조물방화 등으로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처벌받았다. 386세대로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시국사범에 해당한다. 특수강도를 비롯해 7건의 전과를 신고한 민중당 이종남 예비후보(경기 부천 원미을)도 "예전에 학생운동할 때 보안수사대 형사를 붙잡아 지갑을 꺼내 신분을 확인하고 돌려준 일이 있었다"면서 "그걸 특수강도로 엮어서 징역형 선고를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마부작침] 억울? 뻔뻔? 성폭행부터 살인까지 - 2020 총선 예비후보자 전수 분석
부산 서구동구에 등록한 김성기 예비후보(국가혁명배당금당)는 1982년 살인으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고 신고했다. 김 후보 측은 취재를 거부했다. 당에서는 김 후보가 교통사고를 내 과실치사였는데 살인으로 잘못 기재된 것이라고 밝혔다. 잘못 기재된 것이면 왜 수정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강원 속초시고성군양양군에 출마 의사를 밝힌 이준태 예비후보(국가혁명배당금당)는 강도예비 전과로 징역형을 살았다고 신고했다. 강원도당은 "이 후보에게 그런 전과가 있는지 몰랐다"면서 "잘못된 정치로 범죄자가 됐을 것이며 아주 정직한 분"이라고 전했다.

[마부작침]이 분류한 예비후보자의 전과 유형 중에서 기타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건 교통 범죄였다. 이중에서 음주운전만 따로 살펴봤더니 음주운전 전력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 처벌을 받은 이들은 모두 191명(8.6%), 여기서 37명은 2회 이상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말 '윤창호법' 제정 이후에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던 예비후보자는 현역인 이용주 의원을 비롯해 5명으로 확인됐다.

● 역대 최고령 국회였는데... 예비후보자도 평균 연령 5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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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이 주목한 예비후보자의 또 다른 문제는 편향성이다. 사회 경험과 연륜이 있는 후보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해도 20, 30대 청년 후보는 적어도 너무 적었다. 

전체 예비후보자 2,215명의 평균 연령은 57.1세이다. 20대 예비후보는 단 17명, 30대까지를 모두 포함해도 98명, 전체 후보자의 4.4%에 불과하다. 각 당이 저마다 '청년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으나 예비후보만 보면 '청년에 의한 정치'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당별로 봤을 때 가장 많은 청년후보가 등록한 건 미래통합당으로 29명, 당 소속 후보의 5.2%였다. 예비후보자 수가 최다였던 국가혁명배당금당은 24명, 2.6%였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단 10명, 2.2%였다. 민중당은 27.1%, 정의당은 13.1%로 상대적으로 청년 후보가 많은 편이었다.

청년 후보 대부분은 수도권과 대도시에 몰려 있었다. 30대 이하 청년 후보가 1명이라도 등록한 지역구는 전국 253개 중 76개, 30%였고, 나머지 70%에는 아예 청년후보가 1명도 없었다.

현재 20대 국회의 당선자 평균 연령은 55.7세, 역대 국회 중 가장 나이든 국회였다. 예비후보만 놓고 보면 다음 21대 국회도, 20대 못지 않게 혹은 그 이상으로 늙은 국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

● 예비후보자 70.6%는 남성... 국민의 선택은 어떻게?

전체 예비후보자의 70.6%는 남성, 29.4%는 여성이다. 대략 7: 3 비율인데, 거대정당으로 갈수록 남성 편향이 더 두드러졌다. 미래통합당은 남 88.7%, 여 11.3%였고, 더불어민주당은 남 87%, 여 13%로 두 당의 차이는 거의 없었다. 정의당도 남 75.4%, 여 24.6%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민중당은 남 50.8%, 여 49.2%였고 국가혁명배당금당도 남 50%, 여 50%로 비슷한 비율을 기록했다.

예비후보자는 어디까지나 공식 선거운동 이전에 제한적으로 선거운동을 허용하기 위한 제도이다. 여야 각 당이 추천하는 후보는 현재 예비후보자와는 차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예비후보 정보를 분석해 전달한 이유는, 각 당이 현재 진행 중인 공천 심사에, 그리고 결국은 유권자들이 4월 15일 행사할 한 표를 위한 정보를 더 충실히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마부작침]은 2020년 4.15 총선 때까지 국민의 선택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계속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 
[마부작침] 억울? 뻔뻔? 성폭행부터 살인까지 - 2020 총선 예비후보자 전수 분석
2020 총선 예비후보자 정보 한 눈에 보기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656957
취재: 심영구, 배여운 디자인: 안준석, 김민아 인턴: 이승우, 이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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