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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빈집 141만 채, 늘어나는 유령마을…활용방안 절실

<앵커>

도심 속에서 흉물처럼 방치된 빈집이 많습니다. 전국에 141만 채에 달하는데요, 사람이 떠난 유령마을들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한 때입니다.

박병일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 숭의동의 한 주택가.

잡초 무성한 좁은 골목길을 따라가니 대문에 X자가 표시된 집이 나타납니다.

[(이 집은 빈 지가 얼마나 됐어요?) 이것은 좀 오래됐어요. 한 6년.]

집 내부는 폐허나 다름없고 기와는 슬쩍 건드리기만 해도 떨어져 내립니다.

오랫동안 방치돼 있다 보니 골조가 썩어 지붕 절반이 주저앉았습니다.

[이성훈/주민 : 이게 2년 전에 무너졌어요. 사람이 안 살면 이렇게 금방 무너져요. 이 동네에 그런 데가 많아요.]

인근 청과물시장이 이전한 뒤 주민도 하나둘 떠나기 시작하더니 이젠 10여 가구만 남은 유령동네가 됐습니다.

[전재홍/주민 : 지금은 못 다니겠어요. (왜요?) 캄캄하고 다 빈집이다 보니까 막 귀신 나올 것 같고….]

서울 성북동.

저택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차 한 대, 들어가지 못하는 좁은 골목길이 나오고 빈집이 잇따라 보입니다.

이 일대는 재개발 사업이 표류하다가 무산되면서 빈집들이 10년 넘게 방치돼 있습니다.

[이희옥/주민 : 봐 여기, 여기에서 와르르 봐요. 하늘이 다 보여요. 여기. (아니 여긴 누구 집이에요?) 모르지, 누군지. 헐어달라고 해도 구청에서 안 들어주니까.]

이 아주머니의 집은 사방으로 빈집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지붕이 내려앉아 자기 집을 덮칠까 봐 바둑판과 화병을 받쳐놓은 모습이 아슬아슬해 보입니다.

[이희옥/주민 : (이거 아주머니가 해놓으신 거예요?) 그렇죠. 내가 해놓은 거지. 아, 그거 위험하잖아.]
방치되서 폐허가 된 빈집
대도시까지 확산한 빈집 문제, 해결 방안은 없을까?

열 집에 두 집꼴로 비어 있는 부산 영도의 봉산마을.

주택가 한복판에 주민이 공동으로 작업하는 블루베리 농장이 네 군데나 있습니다.

빈집을 헐어 만든 것입니다.

[윤연임/주민 : 원래는 여기가 집터입니다. 폐가였는데 이거 집 뜯어내고….]

주민들은 작년부터 지자체 등의 지원을 받아 빈집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직 쓸만한 빈집은 고쳐서 게스트 하우스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병윤/동의대 건축학과 교수 : 그 비워내는 곳에 우리가 물리적으로 새로 (주거) 건물을 짓지 말고 빈 땅이 있다고 하면 이걸 어떻게 쓸 건지 고민해보자.]

빈집을 주거용으로 재건축해 주민을 유치하면 어딘가 또 다른 지역이 비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겁니다.

지난해 빈집 특례법이 발효된 이후 전국에서 빈집 실태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인구절벽'이라는 위기 속에 기존 재개발, 재건축 방식을 벗어난 다양한 빈집 활용방안이 절실해졌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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