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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사, 故 김용균 특조위 방해 정황…"안전하다 답해라"

<앵커>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 씨 사고와 관련해 정확한 원인을 밝히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기 위해 총리실 산하 민간위원회가 꾸려져 조사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발전사 측이 조직적으로 조사를 방해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김혜민 기자입니다.

<기자>

고 김용균 특별조사위원회가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들에게 받은 설문 조사 답변서입니다.

업체별로 작성돼 밀봉돼 회수돼야 하는데 뜯긴 흔적이 있고 업체 구분 없이 서로 뒤섞여 있습니다.

답변도 상당수가 찍어낸 듯 같습니다.

알고 보니 일부 발전사에서 노동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작업 환경이 안전하다'고 답변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개돼서는 안 되는 면접 조사 내용을 회사 측이 버젓이 서면보고까지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노동자-특조위 전화통화 : 끝나고 며칠 있다가 인터뷰한 내용 적어달라고 하더라고요. (사측에서요?) 네.]

사고발생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필수적인 작업환경 조사도 제대로 진행하기 힘들었습니다.

평소 상황 그대로를 보여줘야 하는데 조사단 도착 직전에 물청소 등으로 말끔하게 치웠기 때문입니다.

진상규명과 개선 노력에 적극 협력해야 할 발전사들이 오히려 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겁니다.

[김미숙/고 김용균 씨 어머니 : 이렇게 은폐가 되는 것에 대해서 정말 많이 불쾌하고 유감스럽습니다. 현장에서 제대로 조사가 되도록 (발전사는) 그냥 있는 그대로를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특조위는 이런 상황에서는 조사의 객관성과 독립성, 신뢰도를 보장받기 힘들다며 조사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또 은폐시도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진상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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