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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없이 무너져 내린 건물들…"이제 어떡하나" 망연자실

<앵커>

보신대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번진 불길은 밤사이 주민들의 소중한 삶의 터전을 삼켜버렸습니다. 제가 지금 있는 강원도 고성 용촌리도 뼈대만 남은 건물이 곳곳에 많이 보입니다. 지도에서 보시듯이 제가 지금 있는 고성에서 불이 처음 난 양양고속도로 속초 IC까지는 거리가 한 7킬로미터 정도 됩니다.

그런데 거기서 시작된 불이 바다와 가까이 있는 여기 고성까지 번지는데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앗습니다. 태풍에 버금가는 강력한 바람을 탄 불길이 바짝 마른 나무를 태우면서 계속해서 동쪽으로 내달렸던 겁니다.

그럼 먼저 이곳 고성 지역 피해 상황을 윤나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고성군 봉포리의 한 마을. 일대 주택 모두가 시커멓게 그을렸습니다. 나무로 지은 주택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집터만 남았습니다.

폐허가 된 집터 위로 아직도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어제저녁 산에서 내려온 불길이 마을을 덮치면서 지은 지 3년밖에 안 된 주택이 흔적도 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지켜보는 집주인의 마음도 같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붕괴 주택 주인 : 불나고 튀어나왔어. 아무것도 못 건지고…막막하네.]

농민들은 집은 물론이고 밑천인 농기구까지 모두 잃었습니다. 집안에 옮겨놓은 낱알은 숯덩이가 됐습니다.

[김명곤/화재 피해 농민 : 허리가 구부러져 가지고 여태까지 농사만 지었는데…표고, 고추 다 심어놨는데 다 타고.]

산과 멀찍이 떨어진 상가와 펜션도 불길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펜션 전면 유리창이 모두 깨지고 내부는 잿더미가 됐습니다.

주차해둔 차량도 뼈대만 남았습니다.

고성군 입구의 한 상가 건물은 불길을 이기지 못하고 마치 폭격이라도 맞은 듯 지붕부터 무너져 내렸습니다.

인근 원암리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어젯밤 주변 산에서 날아온 불똥에 식당과 편의점, 택배회사 물류창고가 모두 불에 탔습니다.

건물은 뼈대만 남아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입니다.

이렇게 불타고 깨진 식기류가 없으면 이곳이 식당이었다는 것을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이 사라진 식당 주인은 말을 잃었습니다.

[강상혁/화재 피해 식당주인 : 돈도 못 챙기고 그냥 몸만 뛰쳐나왔으니까 막막하죠.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까지 잘 모르겠습니다.]

(영상취재 : 주 범,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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