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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념" 친일작가 작품, 국회 한복판에 버젓이

<앵커>

친일인명사전에까지 오른 작가의 작품이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 한복판에 수십 년째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의 동상도, 탑골공원의 3·1 운동사 부조도 역시 동일 인물의 작품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윤나라 기자입니다.

<기자>

국회 본회의장 입구의 세종대왕 조각상, 지난 1973년 조각가 김경승이 만들어 1995년 국회에 설치됐습니다. 2015년 고증 문제로 교체되기 전까지 맞은편 이순신 장군 조각상도 같은 작가의 작품이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친일 단체인 조선 미술가협회에서 활동한 김경승. 친일인명사전에 올라 있는 대표적 친일 작가 중 한 명입니다.

1942년 조선 미술 박람회에서 전쟁물자 생산에 매진하는 노동자를 조각한 '여명'이라는 작품으로 총독 상을 수상했는데 당시 일본인의 의기와 신념을 표현하는데 미력이나마 다하겠다는 수상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친일작가의 작품이 국회 한복판에 있게 된 것인지 국회 사무처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못합니다. 친일 논란은 알고 있다면서도 어떻게 할지 특별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경승의 친일 행적은 해방 이후에도 처벌되지 않았고 오히려 이승만 정권과 박정희 정권하에서 승승장구했습니다.

3·1 운동을 새긴 탑골공원의 3·1 운동사 부조에도 김경승의 이름이 새겨졌고 남산에 있는 백범 김구 선생의 동상도 김경승의 작품입니다.

[백범김구선생사업협회 : (김구 선생 동상이 있잖습니까? 조각가가 친일행적이 있는 분이라,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답변할만한 분이 저희 쪽에 안 계세요.]

학계에 대한 김경승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과거 친일 행적이 흐지부지됐다는 게 시민단체의 지적입니다.

[방학진/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 : 친일행위의 대가가 본인의 과오가 아니라 오히려 거꾸로 해방 이후 승승장구하는 스펙으로 작용한 겁니다.]

3·1 운동 100주년, 우리 앞에 놓인 불편한 진실에 대해 이제는 답을 고민해 봐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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