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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F X 김동식] 고르고 고른 인재들 2편

D포럼, 김동식 작가 신작 단독 연재

[SDF X 김동식] 고르고 고른 인재들 2편
※SBS 보도본부는 지식나눔 사회공헌 프로젝트인 "SBS D 포럼(SDF)"의 연중 프로젝트 중 하나로, 김동식 작가와의 단독 단편소설 연재를 진행합니다.

SDF2018의 올해 주제는 "새로운 상식-개인이 바꾸는 세상".김동식 작가 본인이 이 주제에 부합하는 인물인 동시에 작품을 통해서도 같은 주제를 고민해온만큼, SDF는 11월 1일 오프라인 포럼 전까지 SBS 사이트를 통해 작품 10편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 <고르고 고른 인재들> 1편 보러 가기

김남우는 어이가 없는 얼굴이었지만, 그를 제외한 나머지는 입을 닫고 있었다. 최무정의 주장이 옳은지 그른지는 차치하고서라도.

김남우는 끓어오르는 화를 애써 참으며 말했다.

" 애초에 능력검정시험 자체가 불공평한 시험입니다. "

"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모두가 똑같은 시험을 봤는데 불공평이 왜 나옵니까? 이 불공평한 세상에서 유일하게 오직 능력만으로 평가하는 시험인데. "

" 그거야 당신들 지구 출신의 기준이지요. 저처럼 가난한 콜로니 출신과 당신들 지구 출신은 출발점이 다릅니다. "

" 지구나 달의 콜로니나 교육은 같습니다. 능력검정시험은 오직 개인의 능력이지, 돈의 문제가 아닙니다. "

김남우는 정색하고 고개를 흔들었다.

" 아니요. 출발선은 분명히 다릅니다. 좋은 학교는 좋은 동네에 있습니다. 좋은 선생님도 좋은 동네에 있습니다. 내가 나고 자란 동네에는 없습니다. 교재 하나를 사더라도 당신들은 식료품과 교재를 놓고 고민할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공부 시간을 놓고 일하는 시간과 고민할 필요도 없지 않습니까? 이게 어떻게 공평할 수가 있습니까? "

" ... "

미간을 찌푸리던 최무정은 반박했다.

" 그것은 핑계입니다. 실제로 저번 시험의 1등은 콜로니 출신이었습니다. 환경의 탓이라면 이런 결과가 나올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

" ... "

최무정은 지구 출신들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 출신 때문에 불공평하다고요? 그 생각이 오히려 역차별 아닙니까? 지구에서 태어나고, 콜로니에서 태어난 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냥 그렇게 태어났을 뿐입니다. 지구에서 태어난 게 우리의 잘못입니까? 주어진 조건에서 서로 똑같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출신 때문에 당신에게만 특혜를 줘야 한다는 건, 너무 불합리한 일 아닙니까? "

이를 악무는 김남우,

" 특혜를 바라는 게 아닙니다! 능력검정시험이 모두에게 공평한 건 아니라는 걸 알아달라는 겁니다! 그러니 그런 것을 기준으로 삼을 순 없습니다. 오히려 그것을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면, 안 좋은 조건에서 좋은 성적을 낸 제가 더 우수한 사람이라고 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

" 사과 다섯 개 바구니보다는 사과 여섯 개 바구니가 더 중요한 겁니다. 그 전에 사과가 한 개였든 두 개였든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

" 아니 정말이지! "

둘의 대립은 결코 답이 안 나오는 이야기였다. 결국에는 다수결일 수밖에 없는데, 김남우가 과연 자신의 편을 만들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그때,

[ 다 뚫었다. ]

" 헉! "

" 앗! "

외계인이 우주선 내부로 침입했다!

모두가 잠깐 당황했지만, 의외로 인간과 거의 똑같이 생긴 외계인의 모습은 대화의 여지가 있어 보였다.

최무정이 얼른 김남우보다 앞으로 나섰다. 그러나 말할 기회는 없었다.

일순간, 외계인의 발, 무릎, 허벅지, 손, 팔꿈치, 어깨, 각 부분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앞으로 늘어나더니, 각 부위가 이빨을 드러내며 모두를 하나씩 삼켜버렸다.

[ 다 똑같은 맛이네 ]

모두를 삼킨 외계인은 그 자리에 석상처럼 굳었다.

그 안, 공간의 개념이 다른 것같은 외계인의 내부에서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 뭐, 뭐야 이거? "

외계인의 내부는 마치 또다른 우주 공간 같았다. 인간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검은 장막같은 우주공간.

잡아먹힌 사람들은 거대한 외계인의 몸속에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 발, 무릎, 허벅지, 손, 팔꿈치, 어깨.

어떻게 그 작은 외계인의 몸속에 이런 공간이 있을까?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해할 시간도 없었다.

[ 나는 아까 하나만 먹는다고 약속했고, 너희 중 가장 약한 개체를 소화할 것이다. 내 머리 쪽에 출구가 있으니 선착순으로 탈출하라. ]

" ! "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고르고 고른 인재들은 역시 달랐다. 상황을 파악하기보다, 본능적으로 머리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숨도 쉬지 않고 달리는 그들 중에, 발끝에서 시작한 최무정만이 외쳤을 뿐이다.

" 잠깐! 같이 출발하자고! 이건 불공평해! 시작점이 다르잖아! "
김동식 소설 고르고 고른 인재들 아이콘
[김동식 작가의 다음 소설은 8월 8일 오전 11시 30분 업로드 됩니다]

김동식 작가 연재 소설 모두 보기 → http://www.sdf.or.kr/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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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작가 소개 바로 가기 → http://www.sdf.or.kr/story/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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