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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무' 편법 운영 속출…"임금만 줄어" 우려 많아

<앵커>

우리 사회의 노동환경을 크게 바꿔놓을 '주 52시간 근무제'가 이번주부터 시작됐습니다. 근무시간을 줄여서 삶의 여유를 찾고 부족한 일자리도 만든다는 취지이지만, 일부에서는 오히려 임금만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많습니다. 실제로 임금수준이 낮거나 교대근무가 많은 업종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김혜민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항과 여객터미널의 시설 경비와 보안 업무를 담당하는 인천항 보안공사. '주 52시간제' 적용으로 한 번에 12시간씩 했던 근무가 8시간 근무로 바뀌었습니다.

인천항보안공사의 특수경비원들입니다. 지난달까지는 3조 2교대로 근무했지만, 7월부터는 4조 3교대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정규직과 계약직 230여 명은 임금이 19%나 줄어들게 됐습니다. 평균 3천200만 원 정도였던 연봉이 약 2천600만 원으로 급감한 겁니다.

문제는 필수적인 추가 채용이 제대로 안 이뤄지고 있다는 겁니다.

[오정진/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인천항보안공사 지부장 : 전체인원의 56명을 (추가) 채용하겠다는 얘기거든요. 지금 한 10명 정도를 채용하고 46명이 채용이 안 된 상태예요.]

다른 인터넷 쇼핑업체도 배송기사 근무를 주 6일에서 주 5일로 바꿨지만, 추가 채용은 하지 않았습니다. 임금은 8% 줄어들고 업무강도만 높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 대목입니다.

[인터넷 쇼핑업체 전직 직원 : 프로그램이 조합을 해가지고 임의대로 휴무를 뿌린다고 표현을 하죠. 저희는 휴무를 지정받고 있어요.]

한 대학병원은 근무시간을 주 52시간에 맞추려면 추가 인력이 필요해 노조와 교섭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6개월 계도기간을 부여한다는 정부 방침이 나오자 "몇 달 뒤 다시 얘기하자"며 교섭을 중단해버렸습니다.

근로자들의 삶의 질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시작된 '주 52시간 근무제'가, 일부 사업장의 편법운영으로 취지를 못 살리는 게 아닌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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