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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한파에 경기 꺾였나…통계청, 경기정점 논의 착수

계속되는 고용 한파로 내수·투자 부진도 지속하면서 경기가 장기 침체 국면에 돌입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통계청은 지난달 14일 한국은행·기획재정부·한국개발연구원(KDI)·현대경제연구원 등과 경기정점을 논의하기 위한 중간회의를 했습니다.

통계청은 각종 지표와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경기 순환기 기준순환일'을 설정합니다.

언제가 경기 저점이고, 고점인지를 판정해주는 것입니다.

현재 한국 경제는 2013년 3월 저점에서 시작한 '제11 순환기'에 속해 있습니다.

경기 순환기는 저점→고점→저점을 한 주기로 하는데 아직 제11 순환기의 정점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회의는 이 '제11 순환기의 정점'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것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2013년 3월 저점을 정한 뒤 시간이 많이 지났다"며 "정부의 확정된 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길어질 수 있어서 중간회의를 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환점은 진폭이나 속도가 드러나는 '명확성', 각 경제 분야에 퍼져 있는 정도인 '확산성', 한 국면 5개월 이상인 '지속성' 등을 만족해야 합니다.

통상적으로 경기정점은 다음 저점이 판단될 때 결정됩니다.

하지만 최근의 저성장 국면에서는 경기 변동 속도가 완만하다 보니 판단이 쉽지 않다는 것이 정부 입장입니다.

중간회의에서도 참석자들 사이에 경기에 대한 판단이 서로 갈렸고 일부는 "정·저점을 중간에 몇 번 더 찍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기 저·정점은 일반적으로 해당 변곡점에서 2∼3년 정도 뒤에 정해집니다.

'2013년 3월이 제11 순환기의 저점'이라는 판단도 2016년 6월 확정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경기정점이 확정되면 정부가 지금의 경기가 '정점'에서 '저점'으로 하락하는 수축 국면에 있다는 사실을 공식화하는 셈이 됩니다.

계속되는 고용 부진에도 수출이 뒷받침하면서 정부는 아직은 공식적으로 경기가 회복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5월 소비 등 일부 지표 부진에 대해 "소비가 줄었지만, 지수 수준 자체가 높아서 조정 측면이 있다"며 "전반적으로 전달의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그린북(최근 경제동향)을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6월까지 7개월째 '회복 흐름이 이어진다'는 판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년간 고용 한파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조선·자동차 등 주력산업 구조조정, 음식·숙박업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 부진까지 겹치면서 이미 침체 국면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성장률을 지지했던 수출도 미·중 무역전쟁 불안 등으로 당장 앞날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세계 경제가 당장 올해 하반기를 정점으로 꺾일 것이라는 전망도 대외요인에 취약한 한국 경제를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GDP(국내총생산)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3분기 이후 경기가 계속 꺾여 내려가고 있다"며 "동행지수도 지난해 5월 이후, 선행지수는 지난해 7월 이후 1년 넘게 내려가는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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