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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시인 "판도라 상자, 다 안 열어"…성폭력 추가 폭로

<앵커>

유명 원로시인의 성폭력을 담은 시 '괴물'과 관련한 큰 파장이 이는 가운데, 오늘(7일) 최영미 시인이 SBS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겪었던 다른 성추행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또 시에서 다룬 것보다 더한 성폭력을 휘둘러온 문단 권력자들이 있다며 그들의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권애리 기자입니다.

<기자>

최영미 시인은 1990년대 겪었던 또 다른 경험을 털어놓았습니다. 시인이자 평론가이며, 주요 문예지 편집에 영향력이 있던 남성 문인이 자신에게 한 행동을 밝혔습니다.

[최영미/시인 : 지금 방송에서 말하고 싶지 않은 성희롱적인 언어를 쓰면서 (민소매 상의 위에 걸친 가디건) 옷을 벗어보라고 했어요. 저 보고. 저는 그때 너무 놀라서 '이게 진담일까' 황당해서 가만히 있었는데, 그가 계속해서 짜증 어린 목소리로 '자네 옷 좀 벗어보게. 왜 안 벗어' 그 말을 여러 번 하더라고요.]

최 시인은 이것은 문단 내 권력 관계에서 비롯되는데, 가장 약자는 신인 여자 작가라고 지적했습니다.

[문단의 권력을 쥔 남자들이 어떤 자리에 부를 때 안 가면 소위 '찍혀요' 그런데 대개 술자리에서 늘 불쾌한 일을 저는 당했어요. 주로 표적은, 사실은 그때 이미 등단하고 시집을 낸 저 같은 사람보다는, 더 약한 여자 문인들. 아직 시인이나 소설가로 등단하지 않고 원고만 투고한 상태의. 가장 취약하죠. 그들의 요구에. 그들이 부를 때 안 나갈 수 없죠. 잘 보여야 등단할 수 있으니까.]

최 시인은 성폭력을 일삼은 문단 권력자들에게 바라는 것은 진심 어린 사과라고 강조했습니다.

[제가 이 판도라의 상자를 다 연 것이 아니에요, 아직. (다른 피해를 더) 지금 얘기하고 싶지 않지만, 그들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다른데,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해요.]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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