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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의 그늘…일자리 위협받는 경비원들

<앵커>

내년이면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1천 원 정도 오릅니다. 그런데 이렇게 최저임금이 오를 경우 인건비 부담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죠, 아파트 경비원들도 그런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김혜민 기자가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입주민들은 얼마 전 경비원들에게 근무 중 휴게시간을 2시간 더 늘리자고 요구했습니다.

얼핏 보면 경비원들을 위한 배려 같지만 오히려 월급을 줄이려는 꼼수입니다. 내년부터 최저 시급이 16.4% 오르게 되자 휴게시간을 늘리고 근무시간을 줄여 임금을 묶으려는 겁니다.

[아파트 경비원 : 내년에 임금이 23만 원 오르는데, 야간 휴게시간 2시간 더 늘리면 오히려 24만 원 정도가 마이너스가 돼서….]

말이 휴게시간이지 주차와 택배 전달을 요구하는 입주민들 때문에 사실상 제대로 쉴 수 없습니다.

경비원들이 쉴 수 있는 휴게실입니다. 현재는 쉬는 시간이지만 전체 근무하는 50여 명의 경비원 가운데 이곳을 이용하는 경비원은 단 3명뿐입니다.

노원구의 또 다른 아파트는 아예 경비원 전체 54명 가운데 14명을 감원할지 검토 중입니다. 만약 감원이 이뤄지면 남아 있어도 과도한 업무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 여기 혼자서 이걸 다 청소를 하고, 음식물 쓰레기라든지 이런 걸 다 관리를 해야 하는데 힘들어서 못 할 거예요.]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불이익을 낳는 불합리함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김종진 연구위원/한국노동사회연구소 : 자의적으로 아파트 경비의 휴게시간을 늘리지 못하도록 정부가 표준 시행령을 만들고 지침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고요.]

연말연시에도 아파트를 지켜야 하는 경비원들,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을 입기는커녕 감원과 급여 삭감의 칼바람이 더욱 매섭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최대웅, 영상편집 : 윤선영,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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