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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회장 귀국·숙제'…구치소서 오간 수상한 대화

<앵커>

박 대통령의 뇌물죄 입증과 관련해서 특검이 삼성 다음으로 주목하는 기업은 SK그룹입니다. 그런데 2년 전 최태원 SK회장이 자신의 사면이 결정되기 사흘 전 구치소에서 SK임원과 나눈 대화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왕 회장이 귀국을 결심했다', '분명하게 숙제를 줬다' 암호 같은 이 말 속에 뇌물임을 입증하는 단서가 숨어있다는 게 특검의 생각입니다.

이어서 김혜민 기자입니다.

<기자>

최태원 SK 회장 사면이 결정되기 사흘 전인 지난 2015년 8월 10일, 김영태 SK 부회장이 구치소에 가서 최 회장을 접견합니다.

최 회장은 김 부회장의 위로에, 곧 사면될 것을 알고 있다는 듯 "견디기 힘들긴 뭐. 며칠만 있으면 되는데" 라고 답합니다.

이에 김 부회장은 "왕 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며 "우리 짐도 많아졌다. 분명하게 숙제를 줬다"고 말합니다.

특검은 이 암호 같은 말 가운데 '왕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귀국'은 사면, '숙제'는 미르와 K스포츠재단 지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대통령이 사면을 결정했고, 우리도 재단을 지원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최 회장에게 은어로 전한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습니다.

실제 사흘 뒤 사면 결정이 났고, SK는 두 번에 걸쳐 재단에 111억 원을 출연합니다.

김창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2014년 11월 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안종범 전 수석을 만나 최 회장 사면을 요청했고, 사면 결정 뒤 감사 문자메시지까지 보낸 정황이 포착된 바 있습니다.

특검은 재단 지원금이 최 회장 사면의 대가로 보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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