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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입장 바꾼 국민연금…석연찮은 합병 정황

<앵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당초 반대했습니다. 그러다가 입장을 갑자기 바꿔서 지난해 7월 10일에 합병 찬성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합병 결정 책임자였던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뒤에 돌연 국민연금 내부에서 합병 찬성 결정이 내려진 겁니다.

그 과정의 석연찮은 정황을 윤나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은, 합병 결정 한 달 전 최종 결정권이 외부 전문인사들로 구성된 의결권 전문위원회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같은 달 SK와 SK C&C의 합병을 부결시킨 것도 외부 전문위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합병결정 사흘 전 홍완선 전 본부장이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고 돌연 국민연금 내부 투자위원회에서 합병 찬성 결정이 내려집니다.

[홍완선/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지난해 9월 국정감사) : 워낙 중대한 사안이라 내부적으로 투자위원회에서 투표하는 방식으로 (결정했습니다.)]

내부 투자위원회는 기금운용 본부장이 인사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실제 홍 전 본부장은 합병 결정을 내리기 전 내부 투자위원회 위원 12명 중 3명을 교체했습니다.

국민연금의 상급기관인 보건복지부가 합병과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박영수 특검팀이 국민연금 관계자들로부터 문형표 당시 복지부 장관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을 직접 지시했다는 진술을 받아낸 겁니다.

특검팀은 결국 삼성 계열사 합병에 찬성하는 대가로 청와대가 홍 전 본부장의 자리 유임과 문 전 장관의 국민연금 이사장 임명에 관여한 것이 아닌지 수사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신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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