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인지, 브로커인지…'스폰서 검사' 녹취 공개

<앵커>

현직 부장검사가 고등학교 동창 사업가에게 스폰을 받아왔단 의혹에 대해 검찰이 역대 두 번째로 특별감찰팀을 꾸려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두 사람의 통화 내용도 공개됐는데 부장검사가 사건 무마를 청탁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윤나라 기자입니다.

<기자>

검찰은 김형준 부장검사 스폰서 의혹과 관련해 특별감찰팀을 꾸려 의혹을 제기한 김 모 씨를 이틀째 조사했습니다.

어제(7일) 공개된 김 모 씨와 김 부장검사 대화엔 금품과 향응이 오가고 사건을 청탁한 정황이 담겼습니다.

수사를 받던 김 씨가 사건 해결을 재촉하자, 김 부장검사가 사건 무마를 청탁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김형준/부장검사 (전화녹취) : (수사검사) 위에 있는 부장도 따로 점심 먹으면서 좀 친분도 만들어놓고 여러 가지 작업을 하고 있는데, 너도 알지?]

김 씨에게 30년 친구, 운명공동체임을 강조하지만 자신은 사건에 휘둘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합니다.

[술 먹은 거 가지고도 발을 꽁꽁 묶을 수가 있어. 그러니까 쓸데없는 거에 말려들지 말라고.]

김 씨에게 검사장 출신 변호사를 소개하는 건 법조 브로커의 모습과 다를 바 없습니다.

[(전관 변호사가) 나하고 아주 좀 긴밀한 관계여서 내가 아주 간곡하게 요청했더니, (만나겠다고) 하신 거야.]

이런 가운데 엄정한 감찰을 공언한 검찰이 처음엔 비리를 감추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경찰 수사과정에서 김 부장검사의 이름이 등장한 뒤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 기각했고, 이후엔 이례적으로 아예 직접 수사를 하겠다며 사건을 검찰로 넘기라고 지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