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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 두 선수 "함께 달리자" 격려…감동의 완주

<앵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모습은 승리 못지않게 소중하지요. 육상 여자 5천 m 경기 도중 뒤엉켜 넘어진 두 선수가 금메달보다 더 큰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윤나라 기자입니다.

<기자>

3천 m를 달렸을 때 뉴질랜드의 니키 햄블린이 다리가 꼬이면서 넘어집니다.

뒤따르던 미국의 애비 다고스티노도 뒤엉켜 쓰러집니다.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트랙 위에 엎드린 햄블린을 다고스티노가 일으켜 세우더니 '끝까지 달리자'고 다독입니다.

햄블린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으로 레이스를 재개했지만, 정작 다고스티노는 무릎을 심하게 다쳐 계속 달리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몇 걸음 떼지 못하고 주저앉은 다고스티노를 이번에는 햄블린이 격려하며 다시 달릴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줍니다.

6만여 관중은 뜨거운 박수로 힘을 보탰습니다.

다리를 절뚝거리면서도 웃으며 5천m를 완주한 다고스티노를 햄블린이 꼭 안아줬습니다.

[니키 햄블린 : 고마워요, 고마워요.]

[애비 다고스티노 : 끝까지 달린 당신이 자랑스러워요.]

두 선수는 기록상으로는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경기 감독관들은 넘어진 행위가 고의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결선 진출자격을 부여했습니다.

레이스 도중 트랙에 쓰러지는 불운 속에서도 서로 배려하고 격려한 두 선수의 행동은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일깨워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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