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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백만장자들은 어디에 투자할까?…'임팩트 투자(impact investing)'

[월드리포트] 백만장자들은 어디에 투자할까?…'임팩트 투자(impact investing)'
백만장자들은 자신이 가진 돈을 어떤 곳에 투자해서 어떻게 불릴까요? CNN 특집 기사가 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도했는데 이 기사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They don’t just want to grow their money.’  즉 ‘그들은 자신이 가진 돈을 불리려고만 하는 것은 아니다.’ 뜬금없이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일까요? 부자가 돈을 불리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니요? 
 
부자들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해 투자하는 게 아니라 소위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ing)’을 하기를 원한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사회나 환경적인 목표를 달성하는데 투자한다는 겁니다. ‘US 트러스트’의 분석 팀이 최근 최소한 3백만 달러 (36억 원)의 투자 자산을 가진 18세부터 35세까지의 백만장자 684명의 투자내역을 분석해 봤습니다.

그런데 조사 대상의 93%가 투자를 결정할 때 사회나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년 전 같은 조사를 실시했을 당시 74%보다 훨씬 높아진 수치입니다.
어찌 보면 이런 현상은 새로운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미국 대학생들은 인종차별정책을 취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투자하거나 또는 환경을 파괴하는 석탄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것에 반대는 시위를 지속적으로 벌여왔습니다. 따라서 젊은 자산가일수록 이런 경향에 영향을 받게 마련이고 그에 따라 반사회적이거나 반 환경적인 산업에 투자하기를 꺼리게 된다는 겁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젊은 자산가들만의 얘기는 아닙니다. 지난 2년간 전 연령대의 자산가들이 이런 ‘임팩트 투자’에 더 많은 호감을 갖고 투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 전 부통령인 앨 고어도 임팩트 투자자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가 소유한 투자 회사 ‘제너레이션(Generation)’은 120억 달러(14조 원)를 운용하고 있는데, “투자를 결정하는 데 있어 환경을 보호하느냐가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고 또 그렇게 하고 있다”고 앨 고어는 밝히고 있습니다.
투자의 목적은 이윤을 내는 겁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임팩트 투자가 그것이 추구하는 가치만큼이나 이윤을 낼 수 있을까요? 기사에서는 이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기사 가운데 나오는 한 예에서 그 해답을 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는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소중히 한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커피 생산 농장 노동자에 대한 착취에 반대해 그런 곳의 커피는 구매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제3세계 저성장 국가의 생산물 (바나나나 빵 재료)을 구입해 팔거나 가공하고 있습니다.

또,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피고용인들의 대학 학비를 지원하기도 합니다. 스타벅스가 임팩트 투자자라는 이미지를 줌으로써 회사 브랜드 가치를 높여 더 많은 이윤을 내는데 있어서, 그리고 다른 투자를 유치하는 데 있어서도 분명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뉴욕에 있는 ‘마데이라 글로벌(Madeira Global)’은 ESG(Environmental : 환경적 가치, Social : 사회적 가치, Governance : 운영 방식의 앞 글자) 와 관련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전문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각 기업들의 이 ESG에 따라 0부터 100까지 사이의 점수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점수가 100에 가까울수록 친 환경적이고 사회 기여적이고 합리적 경영을 하는 회사라는 얘기가 되고 0에 가까울수록 그렇지 않은 회사라는 뜻이 됩니다.
마데이라 글로벌의 CEO 알폰소는 “우리는 경영이나 금융적 요소가 아닌 그 회사가 이윤 뿐만 아니라 얼마나 사회적 환경적 요소를 고려하는가가 소비자들뿐 아니라 투자자들이 그 회사를 판단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합니다.

결국,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이야 말고 소비자들로부터 사랑 받고 투자자들의 과감한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 기업들도 ‘임팩트 투자’에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그런 임팩트 투자를 하는 기업들을 소비자들이 더 선호하는 선 순환 구조가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정착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래픽 사진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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