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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아동 갈 곳은 학대 가정뿐…재학대 악순환

<앵커>

숨진 원영 군처럼 아동보호기관에 맡겨졌다가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지는 학대 피해 아동이 10명 중 7명이나 됩니다. 다시 학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보호시설이 부족해서 집으로 돌려보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윤나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숨진 뒤 암매장된 원영이가 부모로부터 학대받는다는 신고는 이미 2년 전 아동 보호기관에 접수됐습니다.

보호기관은 그러나 집에서 알아서 키우겠다고 부모가 주장하자 원영이를 가정에서 격리시키지 못했습니다.

2013년 울산에서 부모 학대로 8살 의붓딸이 숨진 사건도 신고와 사후 조치 과정이 비슷했습니다.

가정 내 학대가 전체 아동 학대의 80%를 넘는데도 아이들이 너무 쉽게 가정으로 돌려보내지는 겁니다.

2014년 학대 피해 어린이의 74%가 가정 복귀 판정을 받았습니다.

귀가 이후 학대감시 등의 사후관리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아이들이 다시 학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신소희/서울 성북아동보호기관 팀장 : 알코올중독이 개선돼서 학대 위험 요소가 감소가 됐는데 (알코올 중독이) 다시 재발해서 결국에 똑같은 상황이 돌아오기도 하죠.]

실제로 아동 학대 중 재학대 비율이 10%가 넘습니다.

보호시설이 부족해 귀가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리치료 같은 전문적인 보호가 가능한 학대피해 아동 쉼터는 서울에 단 한 곳도 없고 전국적으로도 46곳에 불과합니다.

[김정미/굿네이버스 아동권리사업본부장 : 격리보호를 하려고 해도 아이들을 당장 입소시킬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가정으로 돌려보낼 때 부모가 알코올 중독 같은 문제는 없는지 엄밀히 검증해야 하고 학대피해 아동 보호시설도 시급히 늘려야 합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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