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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지 부품 없는 감지기…생명 위협받는 '나홀로 노인'

<앵커>

정부와 자치단체가 혼자 사는 노인들의 집에 화재나 가스누출을 감지하는 장비를 달아주고 있습니다. 불이 나거나 가스가 새면 빨리 대피하라는 거죠. 그런데 노인들의 생명을 지켜주는 이 장비를 취재해봤더니, 먹통인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윤나라 기자입니다.

<기자>

낡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동네입니다.

노인 혼자 집에 설치된 화재 감지기를 열어봤습니다.

안에 들어 있어야 할 감지 부품이 하나도 없습니다.

[나홀로 노인 : 설치가 다 돼 있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지금 보니까 아무것도 없네요. 황당하네요.]

부품이 들어 있는 다른 집 감지기도 있으나 마나입니다.

신문지에 불을 붙여 감지기 바로 앞에 대도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집 안에 연탄난로가 있어 화재 위험이 큰데 난로 바로 위에 있는 화재경보기는 먹통입니다.

서울시는 혼자 사는 노인들의 화재 안전을 위해 지난 5년여 동안 10만 개 넘는 화재 감지기를 설치했습니다.

설치만 해놨지 사후 점검은 하지 않아 얼마나 고장 났는지 파악도 못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담당자 : 저희가 일일이 방문해 점검하기가 곤란합니다. 인력에 한계도 있고요.]

서울 이외의 지역은 복지부에서 가스 누출까지 감지할 수 있는 응급 안전 장비를 설치해 주고 있지만, 이 역시 작동하지 않는 게 많습니다.

[이기모/충북 청주시 : 그대로 만지지도 않았어. 설치하고 난 뒤에 물어보기나 할걸. 코드도 안 꽂고 갔나.]

오작동 신고 건수도 2011년 3천 600여 건에서 2014년 1만 2천여 건으로 급증했습니다.

[공하성/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감지기는 주기적으로 유지 관리를 하지 않으면 오작동이 잦아지고 결국 고장이 나게 됩니다.]

장비가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점검하는 데 필요한 예산까지 편성돼 있었지만, 복지부는 예산의 18.5%, 2천500만 원만 사용했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유미라,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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