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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 치료" 낙인 두려워 병 키우는 한국인들

<앵커>

우리나라 국민의 우울증약 소비량이 OECD 국가 가운데 최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신병 치료를 받았다는 낙인이 찍힐까 봐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윤나라 기자입니다.

<기자>

이 40대 회사원은 2년 전 부서를 옮긴 뒤 업무량이 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습니다.

사내 스트레스 관리실을 찾아 상담받은 결과 우울증 초기 증상이 의심됐는데도 병원엔 가지 않았습니다.

[40대 회사원 : 정신과는 좀 인식이 좋지 않아서 진료받으면 기록에도 남을 것 같고 사회생활하는데 문제도 생길 것 같아서 (꺼려지더라고요.)]

OECD 조사 결과 우리나라 항우울제 소비량은 조사대상 28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적고, OECD 평균의 1/3 수준에 그쳤습니다.

정신과 진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우울증은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도 환자 상당수가 치료보다 정신과 진료 기록이 남는 걸 더 걱정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환자가 진료 기록이 남길 원하지 않으면 건강보험 청구 때 정신과 질환으로 기록되는 F 코드 대신 병명이 기록되지 않는 Z 코드를 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Z 코드로는 상담진료만 가능할 뿐, 약물 처방이나 검사를 받을 수 없습니다.

[남궁기/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 우울증은 급성계의 약을 복용을 하면 보통 90%의 환자가 4주 내지 8주 때 증상의 호전이 되는데 Z 코드를 쓰면 그게 불가능하니까….]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복지부는 정신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나 편견을 없애는 것이 근본 해결책이라며 제도를 바꿀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박선수,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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