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기사는 CNN 보도내용을 토대로 한 것입니다
지난 8월초, 미국 커네티컷 주에서 제프리 네이빈 (56)과 지넷 네이빈 (55) 부부가 실종됐습니다. 제프리는 큰 청소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로 방 4개에 큰 거실, 화장실 3개 달린 저택에 사는 재력가였습니다. 이들의 실종 사건은 당시 현지 언론에 대서특필됐고 기자도 이 월드리포트 코너를 통해 이 부부의 실종과 그 이면에 숨겨진 사연들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 사업가 부부 의문의 실종…양파 속살처럼 드러나는 진실
네이빈 부부가 실종된 것은 지난 8월 4일이었습니다. 평소 여행을 자주 다니는 잉꼬부부였던 만큼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고 여행을 떠난 게 아닌가 했지만 사흘이 지나도 연락이 닿지 않자 가족들이 경찰에 실종 신고를 냈습니다. 신고 접수 이틀만인 8월 9일, 두 사람의 차는 창문이 깨어진 채 인근 주차장에 버려진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시신은 차가 발견된 주차장에서 16킬로미터 떨어진 공터에서 발견됐는데 이미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 부검의의 조사를 통해서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지 거의 석 달 만인 지난 금요일,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다름아닌 27살의 아들 카일 네이빈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여자친구인 제니퍼 발리안테도 공모 혐의로 함께 체포됐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부부의 친구들에 따르면, 이 부부는 아들 카일이 헤로인 마약을 남용하는 것에 대해 매우 근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부부는 카일을 위해 모든 것을 줬습니다. 지넷은 카일에게 집을 한 채 사줬는데, 카일은 그 집의 모기지(융자)는 물론 세금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카일이 부모에게 빚진 돈만도 13만 3천달러, 우리 돈 1억 5천만원에 달했습니다. 부부는 아들에게 집을 사주고 생활비를 대주느라고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고, 결국 부부는 운영 중이던 청소 업체 지분을 매각하고 아들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중단하기로 마음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던 중, 5월 14일, 카일은 여자친구인 발리안테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부모를 해치우고 돈을 모두 차지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렇게만 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앞으로 우리는 호화롭게 살수 있을 거야. 남은 여생을 위한 돈 ($로 썼음)이 생기는 거지” 라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부부가 실종되고 차가 발견된 이후 경찰은 부부의 전화를 추적했습니다. 그런데 전화 신호가 커네티컷주 브리지포트 근처의 통신 탑에서 잡혔다가 끊어져버린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바로 아들 카일의 집 근처였습니다.
카일은 당시 참고인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 8월 4일 아침에 부모로부터 저녁을 함께 먹자는 연락을 받았지만 등에 통증이 있어서 못 가겠다고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이후 열흘에 걸쳐 카일을 세 차례 더 조사했는데 조사할 때마다 진술이 오락가락했습니다. 그가 누구와 언제 통화했다고 진술하면서 알리바이를 제시했지만 경찰 조사결과 전화 통화 데이터와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갈수록 카일을 의심하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경찰은 카일과 아버지 제프리 간의 전화 문자 기록을 확보했습니다. 결정적 단서였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아버지/제프리) “엄마가 무사한지 알기 전까지는 집에 가지 않을 거다. 너 혹시 엄마를 해쳤니?
(아들/카일) “아뇨! 그게 무슨 말이세요?”
(아버지/제프리) “내가 지금 집에 가게 되면 살인자로 몰리겠지….난 경찰서로 갈거야”
이들 부자의 문자 교신은 12시 57분에 끝났고 두 시간 뒤 인근 CCTV에서 제프리의 차가 집으로 들어가고, 그 뒤에 카일의 여자친구 차가 뒤따르는 것이 포착됐습니다. 카일은 이 부분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데, 여자 친구는 당시 자신은 카일의 차를 뒤따라 갔을 뿐이며 그 뒤에 왜 그리고 어떻게 해서 카일 아버지 트럭이 브리지 포트에서 발견됐는지 모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현지시간 오늘(2일)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카일과 그 여자친구는 법정에서도 태연한 표정으로 나타나 당당한 자세로 피고 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천인공노할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러놓고도 말입니다. 카일은 250만달러 (28억원), 제니퍼는 200만달러 (22억원)의 보석금을 내지 않으면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