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는 집에 가던 길에 잠시 식료품점에 들를 생각으로 진출로로 나가려는데 차 한대가 앞에서 가로막는 바람에 제대로 나갈 수 없었습니다. 짜증이 난 가르시아는 그 차를 추월하면서 “이 멍청한 놈아! (“F***** idiot!)라고 소리질렀습니다. 이 한마디가 엄청난 결과를 낳게 될 줄은 그때만해도 꿈에도 몰랐습니다.
가르시아로부터 욕을 먹은 차에는 32살 토니 토레즈가 타고 있었습니다. 두 차 간의 신경전은 고속도로에서 3.6킬로미터에 걸쳐 계속됐습니다. 그러던 중 토레즈가 권총을 꺼내 들었습니다. 깜짝 놀란 가르시아가 그 자리를 벗어나려고 속도를 높여 달아나는데 뒤에서 두 발의 총성이 들렸습니다. 그 순간 뒷좌석에 타고 있던 아들 이삭이 소리쳤습니다. “아빠! 릴리한테서 피가 나요!”
가르시아는 차를 갓길에 세우고 뒷좌석에서 피를 흘리는 딸 릴리를 살펴봤습니다. 머리에 총을 맞은 릴리는 이미 피범벅이 돼 있었습니다.
911 구급대원들과 함께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릴리는 이미 눈동자가 풀려 있었습니다. 4살 어린 소녀 릴리는 그렇게 고속도로 갓길에서 서서히 숨져갔습니다.
고속도로에서 빨간 픽업 트럭이 자신을 갓길로 밀어 부쳐 전복될 뻔 했다면서 총을 쐈다고 말한 겁니다. 이 지인은 곧바로 이 사실을 경찰에 알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토레즈의 면허증 주소가 실제 주소와 다르다면서 실제 주소까지 알려줬습니다. 경찰에 체포된 토레즈는 자신의 혐의를 순순히 인정했습니다.
이렇게 끔찍하고 황당한 보복운전은 미국에서 흔한 일입니다. 기자도 지난 여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샌디에이고에 다녀오던 길이었는데, 칠이 다 벗겨진 승용차가 기자의 차를 뒤쫓으며 빨리 가라고 헤드라이트를 번쩍댔습니다. 더 속도를 내면 규정 속도를 위반하는 지라 옆으로 비켜줬지만 그 차는 계속 기자의 차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위협해댔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초 보복 운전을 기사로 다룬 경험이 있었던 지라 기자는 아예 고속도로 진출로로 나가 그 상황을 피했던 기억이 납니다. 기자 차에 가족들이 타고 있지 않았다면, 그리고 미국의 실정을 잘 몰랐더라면 아마도 욱하는 마음에 그 차와 신경전을 벌였을 터이고 그랬다가 기자 역시 비명횡사 했을지 모를 일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