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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문병' 여전…메르스 이후 달라진 게 없다

<앵커>

WHO, 세계보건기구 합동평가단은 우리나라에서 메르스가 급속히 번진 원인으로 크게 세 가지를 꼽았습니다. 독특한 간병 문화, 과밀화된 응급실, 또 환자들이 의사를 찾아 병원을 옮겨 다니는 이른바 '닥터 쇼핑'입니다.

메르스 사태로 이래선 안 된다는 교훈을 얻은 지금 우리는 과연 얼마나 바뀌었을까요?

윤나라 기자입니다.

<기자>

한 종합병원의 응급실입니다.

메르스 사태 때 텅 비었던 응급실에 예전처럼 대기 환자들로 넘쳐납니다.

이 응급실 병상은 41개인데, 진료 중인 환자는 병상의 2배에 가까운 70명이나 됩니다.

병문안 문화도 바뀐 게 별로 없습니다.

한 종합병원 입원실을 가봤더니 방문객 4명이 무리를 지어 문병 와 있고, 좁은 병실 안에서 환자와 함께 음식을 나눠 먹기도 합니다.

병원 측에선 밀려드는 환자나 문병객을 막기 어렵다고 털어놓습니다.

[병원 관계자 : (면회를) 누가 계속 막을 수가 없으니까. 통제할 수 있는 인력이 없어요. 단체로 우르르 와서 하는데 못하게 할 수도 없고…]  

이번엔 한 보건소 앞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아가 봤습니다.

진료소 안에는 아무도 없고, 내부에는 의료폐기물 처리봉투가 방치돼 있습니다.

봉투 안을 봤더니 환자 검진에 썼던 걸로 추정되는 방호복과 장갑, 마스크가 들어 있습니다.

[보건소 관계자 : 저번에 상담할 때 쓴 거 같은데 일회용 그건데 살균해서 그렇게 했는데 매일매일 치우지 않다 보니까…]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는 이른바 '닥터 쇼핑' 관행도 여전합니다.

[의사 : 진료의뢰서를 작성을 부탁하시고 여전히 큰 병원으로 가셔서 진료를 재차, 3차 이렇게 보려는 분들이 아직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부는 메르스 사태가 사실상 종식됐다고 선언했지만 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교훈이 또다시 쉽게 잊혀지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 봐야 합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남 일,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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