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기 속 죽음의 위협…'에너지 빈곤층' 현실

<앵커>

새해에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칼바람이 더욱 고통스러운 이웃들이 있습니다. 소득의 10% 이상을 난방비나 연료비로 쓰는 이른바 에너지 빈곤층인데요.

힘겹게 겨울을 나고 있는 이들의 일상을 윤나라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출입문엔 투명 플라스틱을 덧대고, 방문은 창호지로 돼 있습니다.

70년 된 집에 홀로 사는 80대 김순이 할머니는 집에서도 예닐곱 벌의 옷을 껴입고 지냅니다.

[김순이/86세 : 옷을 많이 입어도 추워요. 저 문에서 바람이 부채질하는 것 같아. 얼굴이 얼고 귀가 얼어 진물이 나고.]  

할머니의 한 달 수입은 기초연금 20만 원이 전부입니다.

등이 심하게 굽은데다 관절염이 심해 일자리를 구하는 건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아들을 본 지 5년이 넘었는데도 부양자가 있다는 이유로 기초수급자에서 탈락한 뒤로 난방비를 지원받지 못했습니다.

해가 진 뒤 집안 냉기는 더 심해집니다.

[(식사는 뭐 드시는 거예요? 어떻게 드세요?) 김치도 얼고 그래서… 새우젓(반찬)으로….] 

집에 기름보일러가 있지만 트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겨울이 제일 무섭죠. 밥 안 먹고 추우면 죽어요, 이런 늙은이는… 속도 비고 어지러우면 방이 핑핑 돌아가는 것 같고.]

소득의 10% 이상을 난방비나 연료비로 지출하는 에너지 빈곤층은 전국적으로 220만 가구에 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