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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재미로..." 42명을 살해한 연쇄 살인마

[월드리포트] "재미로..." 42명을 살해한 연쇄 살인마
위 사진에 나오는 인물은 26살 사일슨 호세 다스 그라카스입니다. 브라질 리오데 자네이로 외곽 노바 이구아쿠란 도시에서 한 여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인물입니다. 그런데 그라카스를 상대로 여죄를 캐던 경찰은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가 지난 2006년부터 8년 동안 무려 42명을 살해했다고 자백한 겁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지금껏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쇄 살인범 가운데 거의 최악의 살인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 놀랍고 황당한 것은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인 이유를 캐묻는 수사관 질문에 태연하게 이렇게 답했다는 겁니다. “그냥 재미로요. 사람을 죽일 때면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거든요.”
 
그라카스는 불과 17살에 첫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 지갑이나 소품을 훔쳤어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고요. 훔치는 것 보다는 죽이자고 말이죠..” 참으로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말을 그것도 TV와의 인터뷰에서 태연하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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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살해한 42명 가운데 39명은 모두 여성입니다. 그리고 2살 짜리 여자 아이도 희생자 명단에 들어있습니다. 그러니까 철저히 여성들을 골라 범행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게다가, 그라카스의 살인 행각은 결코 충동적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철저하게 희생자들을 고르고 괴롭힐 수 있을 만큼 괴롭힌 다음 살해했다는 겁니다. 그가 TV와 인터뷰 한 내용을 그대로 전하겠습니다. “살인을 하지 않으면 말이죠. 저도 모르게 신경이 날카로워져요. 일단 죽이고 싶은 사람 집을 서성이다가 마침내 살인하고 나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 있죠.”
 
TV와 인터뷰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죄책감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뭘 후회해요? 어차피 일어날 일은 일어나는 거예요. 10년이고 20년 이고 흐르고 난 뒤에 제가 석방되고 나면 저는 또 똑 같이 할 거예요.” 이쯤 되면 거의 치유불능의 정신병자 수준입니다. 그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어쩌면 그가 정신병을 이유로 처벌 수위를 줄여보려는 속셈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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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최근에 읽었던 한 기사가 떠올랐습니다. 텍사스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한 살인마에 대해 사형 집행이 잠정 중단됐다는 기사였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관련 기사를 다시 찾아봤습니다. 텍사스에 사는 스코트 파네티는 지난 주 수요일 저녁 6시 사형 집행이 계획돼 있었습니다. 그는 지난 1992년 그의 장인과 장모를 살해했습니다. 그것도 아내와 딸아이가 지켜 보는 앞에서 말입니다.

인면수심의 이 살인범에 대해 배심원들은 사형 선고를 내렸지만 변호인단은 끊임없이 청원을 넣었습니다. 그가 살인 행위를 하기 직전까지 정신병 치료를 받아왔으며 살인을 할 때도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뒤틀린 정신상태에서 저지른 무의식적 살인이었다고 주장했던 겁니다. 그런데, 결국 그에 대한 사형 집행이 중단됐고 재 심리를 하게 되면서 뜨거운 논란거리로 떠올랐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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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야, 제 정신이라면 인간으로서 과연 42명을 단지 재미를 위해 살해할 수 있을까요? 이 기사와 연계해 CNN은 미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연쇄 살인에 대한 기사를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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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영화 소재로도 많이 다뤄졌던 조디악 킬러 (The Zodiac Killer)를 들 수 있습니다. 1968년부터 1969년까지 북부 캘리포니아에서 5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그는 경찰에게 자신이 연쇄 살인범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피 묻은 옷가지와 함께 자신이 37명을 살해했노라고 적힌 편지까지 보냈습니다. 그는 아직도 붙잡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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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데이비드 버코위츠도 유명한 연쇄 살인마입니다. 뉴욕에서 6명의 여성을 살해하고 7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1976년부터 1977년까지 주로 외곽 도로에서 데이트 중이던 남녀를 골라 살해 행각을 저질렀습니다. 결국 경찰에 붙잡혀 6번의 25년 형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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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번디는 1960년대 중반 16명의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했습니다. 경찰에 붙잡히고 난 뒤 30명 이상의 여성을 살해했노라고 자백해 세상을 놀라게 했는데, 이번 그라카스 사건과 유사하게 정신병을 이유로 그의 사형 집행을 막으려는 변호인단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그는 1989년 1월 사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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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다머는 밀워키에서 1978년부터 1991년까지 17명의 남자와 소년을 살해했습니다. 게다가 그는 시신을 훼손하고 일부를 먹기까지 하는 인간으로서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짓을 저질렀는데 종신형을 선고 받고 수감됐다가 3년 뒤인 1994년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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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웨인 게이시는 1972년부터 1978년까지 33명의 젊은 남성과 소년을 살해했습니다. 희생자 대부분이 떠돌이였는데 그는 이들을 살해한 뒤 시카고 외곽에 있는 자기 집 지하에 묻었습니다. 게다가 그는 미국 민주당 당원으로 활동하면서 각종 파티에서 삐에로 복장을 하고 아이들과 즐겁게 놀아주는 등 이중적 생활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994년 사형됐습니다.
 
이 밖에도 기사에 열거된 연쇄살인범들로는 후안 코로나, 안젤로 부워노, 에드 게인, 렌디 스티븐 크레프트, 데릭 토드 리, 헨리 리 루카스, 레너드 레이크, 로버트 픽턴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CNN은 또 다른 분석 기사를 통해 이들 연쇄 살인범들의 특징과 추세를 다음과 같이 분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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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연쇄 살인은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최고조에 달했다고 합니다. 일례로 1980년대에만 무려 200건이 넘는 연쇄 살인 행각이 줄을 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990년대 들어서면서 연쇄 살인이 급감했는데 그 이유를 기사는 다음과 같이 분석하고 있습니다.
 
우선 범죄자에 대한 체포와 구금이 늘었다는 점을 꼽습니다. 1980년대 33만명이던 수감자가 1990년대에는 77만명으로 늘었고, 2009년에는 이 수감자 숫자가 1백60만명으로 급증했습니다. 그러니까 잠재적인 연쇄 살인범들이 감옥에 갇히게 되면서 연쇄 살인이 줄게 됐다는 주장입니다.
 
또, 수사 기법의 발달도 연쇄 살인이 줄어든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미국 드라마CSI나 Bones에서 보듯이 각종 첨단 수사 기법이 도입되면서 연쇄 살인으로 연결되기 전에 살인 용의자를 붙잡을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기사는 또, 역설적으로 인터넷과 각종 음란물들의 배포가 연쇄 살인을 줄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과거 연쇄 살인범들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여성을 상대로 한 범행 특히 성폭행과 연결된 연쇄 살인이 많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1990년대 들면서 각종 음란물을 쉽게 접하게 되면서 대리 만족을 느끼게 된 것이 여성에 대한 연쇄 살인이 줄어들게 된 이유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자는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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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통계적으로 보면 연쇄 살인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10건 이상의 연쇄 살인범죄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연쇄 살인범의 숫자는 줄었지만 연쇄 살인이 한번 발생하면 대중이 갖는 공포감은 과거에 비해 훨씬 더 증폭돼 있다는 것도 특징으로 꼽고 있습니다.

따라서, 범죄학자들은 왜 그들이 무고한 사람들을 상대로 인면수심의 범죄를 저지르는지를 면밀히 분석해야 할 것이며 수사기관들은 상호 유기적인 협조로 연쇄 살인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조기 검거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기사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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