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이젠 시민이 직접 나선다"…달라지는 일본 사회

<앵커>

공공성을 회복해서 한국 사회를 재설계하자는 연속보도, 그 세 번째 순서입니다. 세월호 사태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여러모로 닮았습니다. 사고 전에 문제가 이미 많았지만 아무도 고치려하지 않은 것과 그 배후에 권력 유착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불신 수준이 높고 공공성이 낮다는 점에서 닮은꼴입니다. 그런데 후쿠시마 사태로 정부의 무능함과 부패가 겉으로 드러나면서 일본 사회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조성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후쿠시마 원전 주변 마을은 아직도 폐허 상태입니다.

인적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사고 이후 3년 반이 지났지만 후쿠시마 주민 10만 명 이상이 지금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피난 생활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방사능 제염이 끝난 곳에는 집으로 돌아가라고 권하지만 주민들은 정부의 말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이도가와/후타바 마을 전 이장(피폭자) : 더 이상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거짓말 때문에 소중한 국민들이 건강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그래서, 시민들이 직접 나서고 있습니다.

이 민간진료소는 정부가 방사능 피폭 검사를 제대로 해주지 않자 시민들이 돈을 모아 만든 곳입니다.

[후세/민간진료소 의사 : (체르노빌의 경우) 5밀리시버트 이상 지역은 강제로 피난시켰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20밀리시버트까지는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이런 인체실험은 해서는 안 됩니다.] 

이 시민단체는 아예 직접 방사능을 측정하고 있습니다.

[아라이/시민단체 '후쿠시마 30년 프로젝트' : 지자체의 측정 능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기동력 있는 시민단체가 나서서 측정을 시작했습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 사회는 서서히 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경제 발전에 가려져 왔던 정부의 무능함과 부패 같은 문제를 명확하게 깨닫기 시작한 겁니다.

[아베 총리는 원전 재가동을 중단하라.]

2년 전부터, 매주 금요일 총리 공관과 국회 앞에서 열리는 시민집회는 달라진 일본 사회를 상징합니다.

좀처럼 집회나 시위를 하지 않는 일본인들로서는 이례적인 모습입니다.

[오구마 에이지/게이오대 교수 : 시민들은 항상 '마지막에는 정부가, 또는 큰 조직이 뭔가 해 주겠지' 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원전 사고 이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큰 변화입 니다.]

이제 일본 시민들은 어떻게 사회를 바꾸어야 할 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