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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집 뒷마당에서 발견된 의문의 유골…누가 죽였나?

[월드리포트] 집 뒷마당에서 발견된 의문의 유골…누가 죽였나?
미국 브루클린의 크라운 하이츠는 도로를 따라 2~3층짜리 집들이 가지런히 자리잡고 있는 한적한 동네입니다. 도로 가장자리에는 수십 년 된 가로수들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서 있고, 그 나무에서 뻗어 나온 가지들이 차도 위를 덮어, 마치 푸른 나뭇잎들로 지붕을 엮어 만든 터널을 지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또, 아침마다 반짝거리는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를 뚫고 내려와 인도 위를 걷는 행인들을 한껏 기분 좋게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지난 8일 오전도 그랬습니다. 평소와 다른 것이 있었다면 이 지역에 가스를 공급하는 업체가 가스관 공사를 하기 위해 땅을 파는 굴착 소리가 시끄럽게 울린다는 것뿐이었습니다. 아니 평소와 크게 다른 게 하나 더 있었습니다. 가스 공사를 하던 중에 한 집의 뒷마당에서 유골이 발견된 겁니다. 감식 결과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의 뼈였습니다. 왜 가정 집 뒷마당에 유골이 묻혀 있었을까요? 그리고 누가 죽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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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혹시 이 집이 지어지기 이전에 이곳이 묘지가 아니었는지 경찰이 조사했습니다.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감식 결과 유골은 불과 10년 전쯤에 묻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누군가가 집 뒷마당에 시신을 몰래 묻은 것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게다가 그 시신을 담았었던 가방도 심하게 부패된 채 함께 발견됐습니다. 그러니까 누군가가 시신을 가방에 담아서 뒷마당으로 옮긴 뒤 땅을 파고 묻었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가장 먼저 의심받을 사람은 당연히 이 집 주인일 것입니다. 경찰이 영장을 받아 이 집에 살고 있는 사람부터 조사했습니다. 25살의 넬슨이라는 청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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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제 숙모 집입니다. 저는 몇 일 전부터 이 집에서 살고 있을 뿐입니다. 몇 일 동안 저 집에서 먹고 자고 했는데, 유골이 나오다니, 믿기질 않네요. 너무 섬뜩해요. 그나저나 제 옷가지와 물건들을 가지고 나와야 하는데 경찰이 들여보내주질 않네요. 왠지 일이 자꾸 꼬이더라니….” 조사 결과 넬슨도 숙모도 유골과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동네 주민들은 10여년 전에는 이 집에 노인 내외가 살고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다른 곳으로 이사갔고 몇년 전 숨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런데, 이 노인 부부가 10년전쯤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고 그때 한 청년이 들어와 살았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이름은 루이스, 당시 30대였다는 것입니다. 

이 집에 살았다는 루이스는 현재 44살로 지난 8월에 경찰에 체포된 인물이었습니다. 당시 마약 거래 혐의로 체포작전에 나선 마약단속반(DEA)과 총격전까지 벌였고, 그때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치료를 받고 있는데, 지금은 의식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루이스가 이 집 뒷마당에 있는 유골의 정체를 밝혀줄 주요 인물이라는 얘깁니다. 그런데, 여기서 현지 언론의 취재가 약간씩 엇갈려 있습니다. 어떤 메이저 언론사는 유골의 존재 자체를 루이스가 경찰에 실토했기 때문에 경찰이 유골 발굴에 나섰다고 보도합니다. 반면, 또 다른 언론은 유골은 공사 도중 우연히 발견됐고, 이 집에 거주했던 사람들을 추적한 끝에 루이스로 귀결됐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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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경찰이 집을 봉쇄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유골이 발견된 지 불과 사흘 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과연 이 유골이 누구이며, 또 누가 시신을 집 뒷마당에 묻었는지, 그리고 누군가가 살해했다면 왜 했는지 등은 아직도 미궁인 상태입니다. 이 집 앞에는 경찰차와 언론사 차량이 진을 치고 있고, 집 앞 인도에는 폴리스 라인이 쳐 있으며, 뒷마당에는 천막을 쳐 놓고 감식 작업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차를 몰고 가건, 인도를 걸어가건 평화롭고 한적함으로 기분 좋게 만들어줬던 한 동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유골의 발견으로 섬뜩하고 어수선한 동네가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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