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에 스마트 젓가락에 대한 구상을 밝혔었는데요. 그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그 젓가락 한 짝을 구할 수 있겠냐는 문의와 요구가 쇄도했어요. 드디어 그 요구에 부응할 수 있게 됐네요.” 이 첨단 젓가락을 발명한 로빈 리의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 젓가락이 가려낸다는 나쁜 음식은 뭘까요?
아시다시피 중국은 기름에 튀기거나 볶는 음식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조 원가를 낮추기 위해 한번 썼던 기름을 다시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영어로는 ‘gutter oil’ (시궁창 같은 기름)이라고 표현합니다. 이 젓가락이 바로 이 ‘gutter oil’을 가려내 준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 나쁜 기름을 어떻게 가려낼 수 있다는 걸까요?
필요는 발명을 낳습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젓가락은 ‘gutter oil’이 판치는 중국에서는 불티나게 팔릴 듯 합니다만 미국에서는 아닐 듯 합니다. 재활용 기름을 잘못 썼다가는 가게 문 닫고 엄청난 배상을 해야 할 테고, 더욱이 젓가락 쓰는 음식 문화가 아닌 나라니까요. 그래서 미국에서는 다른 필요가 색다른 발명을 이끌어 냈습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비만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입니다. 전세계 비만 인구 2천3백만명 가운데 8백만명이 북미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의 6%만 사는 지역에 전세계 비만 인구의 33%가 살고 있다는 얘깁니다. 아시아 지역의 1인당 평균 체중은 57.7Kg인 반면 북미 지역의 1인당 평균 체중은 80.7Kg에 이릅니다. 이른바 ‘Hapifork’가 개발된 것도 이런 현실의 반영입니다.
미국에서는 음식 한번 주문하면 정말 엄청난 양이 나옵니다. LA에서 인기 있는 식당도 All You Can It 즉, 일정 금액만 내면 먹고 싶은 만큼 먹고 나가는 식당입니다. 싼 곳은 9.99달러, 우리 돈 1만원만 내면 온갖 종류의 고기를 먹고 싶은 만큼 주문해서 배불리 먹고 나갈 수 있습니다. 양만 많은 게 아니라 미국 사람들, 먹는 속도도 장난 아닙니다. 큼직하게 썬 고기를 제대로 씹기는 하는 걸까 싶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식도 속으로 밀어 넣습니다.
Hapifork는 한마디로 이 속도를 늦춰주는 포크입니다. 겉 보기에는 일반 포크와 다를 바가 없지만, 음식을 찍어서 입에 넣기까지의 속도를 계산해서 너무 빠르다 싶으면 빨간 불이 들어오고 그 다음 음식을 찍을 때 포크가 마구 진동합니다. 1분당 얼마나 여러 번 포크를 입으로 움직였는지 그리고 전체 식사 시간 가운데 포크를 입으로 움직인 게 몇 번인지를 계산해서 Hapi.com이라는 사이트에 전송해 기록도 해줍니다. 자신의 식사 속도를 스스로 알게 함으로써 천천히 많이 씹고 그리고 너무 많이 먹지 않게 조절하게 해 주는 원리입니다. 단점은 가격이 99달러, 우리 돈 10만 원이나 한다는 것인데, 살은 빼고 싶은데 운동하기는 싫고 음식 양이라도 조절해서 살을 빼고 싶어하는 돈 있는 미국인들을 타겟으로 하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싸다는 단점 말고 하나가 더 있습니다. 결국 의지의 문제인데, 도저히 식탐을 이기지 못하면 포크의 전원을 꺼버리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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