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월드리포트] 반파됐던 고물차 가격이 4백억 원?

[월드리포트] 반파됐던 고물차 가격이 4백억 원?
자동차 경매장 안에 차 한대가 들어옵니다. 그리고 입찰이 시작됩니다. “백십억 원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경매 진행자가 부른 입찰 시작 가격입니다. ‘허걱~ 뭔 차길래 차 값이 백억 원이 넘는대…’ 그런데 놀랍게도 가격은 순식간에 솟구치기 시작합니다. “2백5십억 원…더 있습니까?.....네, 고맙습니다. 다음 2백 60억원… ” 이런 식으로 불과 1분만에 가격은 3백4십억 원을 넘어섭니다. “5억 원 더 부르실 분 없습니까?..하나, 둘, 네~ 감사합니다. 다음 3백 50억 원…” 이렇게 해서 이 차의 최종 낙찰가는 3천8백만 달러, 우리 돈으로 4백 억 원에 팔렸습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차의 당초 낙찰 예상 가격입니다. 전문가들은 무려 7백 억 원까지 예측했었다고 하네요. 도대체 어떤 차이길래 이런 엄청난 대접을 받는 걸까요?

이 차는 1962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52년 전에 만들어진 페라리 250GTO라는 모델입니다. 좌석 두 개짜리 쿠페 형으로 3백 마력의 V-12엔진을 장착한 스포츠카입니다. 지금은 빨간 색이 입혀져 있지만 출고 당시에는 옅은 회색이었습니다. 이런 엄청난 대우를 받는 이유는 물론 희소성 때문입니다. 250GTO는 당시에 딱 39대만 만들어졌습니다. 이 모델을 소유한 사람으로는 랄프 로렌과 핑크 플로이드의 드러머인 닉 매이슨, 그리고 월 마트의 상속자인 롭 월튼 등이 있습니다. 250GTO는 각각에 고유 넘버도 주어지는데, 이번 경매에서 4백억 원에 팔린 250GTO는 고유 넘버가 3851GT로 39대 가운데 19번째로 만들어진 차입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이 차가 출고된 이후에 여러 차례 파손됐었고, 한때 큰 사고로 반파된 적도 있었다는 점입니다. 사람도 한 명 죽인(?) 차입니다. 처음 출시되자 마자 이 차를 구매한 사람은 헨리 오레일러라는 프랑스의 경주 차 선수였습니다. 원래 스키 선수로 올림픽에서 금메달까지 받고 은퇴한 뒤 경주 차 선수가 됐는데, 1962년 당시 돈으로 만 2천달러, 그러니까 우리 돈 천 3백만원 가량에 사들였습니다. 그런데, 불운하게도 이 차를 구매한 지 두 달도 안돼 차를 몰고 과속으로 달리다가 건물에 처박히는 바람에 숨지고 말았습니다. 사람까지 죽은데다 이 사고로 차가 완전히 부서지다시피 해서 가격은 1/3인 4천 달러로 곤두박질쳤습니다. 그 사고 여파로 자동차 엔진은 두 차례나 분해해서 고쳐야 했고, 그 이후에 이 차를 사들인 사람은 집에서 만든 허접스러운 자동차 장식물, 이를테면 차 뒤에 다는 날개 등을 차 이곳 저곳에 붙여 전세계에서 39대밖에 없는 귀한 차가 싸구려 차만도 못한 대접을 받기도 했습니다.
자동차 경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런 이유 때문에 비싼 가격은 받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과 그러 하더라도 그 희소성 때문에 능히 최고 기록인 7백억 원을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엇갈리기도 했던 것인데 결국 양쪽의 중간쯤인 4백억 원에 낙찰된 겁니다. 그렇다면, 이 GTO를 경매에 내놓은 사람, 그러니까 전 소유자는 누구일까요? 정확히 말하면 사람이 아니라 투자 회사입니다. 어떤 회사인지는 경매 비밀이라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 투자회사는 지난 6월에 이 GTO를 포함해 희소성이 있는 엔틱 자동차 73대를 2천억 원에 사들였습니다. 그리고 그 일부를 이번 경매에 내놨던 겁니다. 이 투자 회사에게 이 차를 넘긴 사람은 재력가인 파르리조 비올라티라는 사람으로 1965년에 4천달러, 우리 돈 5백 만원에 이 차를 사서 50년 가까이 보유하면서 주말마다 해안 도로를 질주하고 다녔습니다.

지금 캘리포니아 몬트레이에서 열리는 자동차 전시회와 경매 행사에는 이렇게 희소성을 가진 엔틱 자동차에서부터 첨단 시스템으로 치장한 최신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자기의 가치를 뽐내며 호사가들의 돈 주머니를 노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나흘 동안 열리는 경매에서 거의 5천억 원 가량의 돈이 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천1백2십억 원의 기록을 거뜬히 갈아 치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4백억 원에 팔린 3851GT, 페라리 250GTO도 그 희소성에 덧붙여 기구한 그 차의 역사로 인해, 앞으로 어떤 재력가의 차고에 들어앉아 집을 찾는 손님들에게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는 전시물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돈 놓고 돈 먹기’하는 투자자들의 단기 이익 증대 수단으로 이용될는지도 모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