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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규만 지켜도…보행자 잡는 '보행자 보호봉'

<앵커>

차량이 인도로 들어가는 걸 막으려고 설치하는 작은 기둥을 볼라드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엉뚱하게 길 가는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법정 규격을 어기고 설치해서 그렇습니다.

윤나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시각장애인 김 모 씨는 길을 걷다 볼라드에 걸려 넘어져 손목이 골절됐습니다.

김 씨는 안산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법원은 문제의 볼라드가 규격에 어긋나게 설치됐다며 25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51살 김 모 씨도 한강둔치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볼라드에 걸려 넘어져 십자인대가 끊어졌고, 소송을 통해 서울시로부터 2천800만 원을 배상받았습니다.

법에서는 볼라드의 높이를 80~100cm로, 지름을 10~20cm로 정하고 있지만 지켜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또 보행자의 안전을 고려해 충격이 흡수되는 재질로 만들게 하고 있지만 미관과 관리상의 이유로 석재로 만들어진 것이 상당수입니다.

[전석준/서울 서초구 : 핸드폰 보고 지나가다 탁 걸린다고요. 거기 있을거라고 상상도 못하다가. 얼마나 위험하겠어요.]

서울시내 볼라드 4만 5천여 개 중 부적합 볼라드는 1만 7천여 개에 이릅니다.

지자체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예산 탓에 교체가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서울시 관계자 : (하나에) 한 30만 원씩 할 겁니다. 구청도 독려하고 예산편성 할 때 지원해달라고 하는데도 우선순위에 밀리다 보니까….]

게다가 사유지에 설치하는 볼라드의 경우 법규에 맞게 설치하도록 강제할 규정도 없어 보행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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