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월드리포트] '만일 판결이 잘못되지만 않았어도…'

[월드리포트] '만일 판결이 잘못되지만 않았어도…'
미국의 공포 영화 중에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가 있죠? 그 영화마냥 꽤 제목이 깁니다. 그런데 이 제목만큼이나 이 황당한 상황을 압축적으로 설명하는 제목도 없을 겁니다.

LA타임스가 올린 기사의 제목인데, 그 제목에 이끌려 기사를 들여다 보게 됐습니다. 그 황당한 스토리를 소개합니다.

월드리포트_500
바비 리 피어슨이라는 37살 된 라틴계 미국인은 지난 수요일, 미국 재판정에 서게 됩니다. ‘강도’ 혐의였습니다. 사실 이 친구는 전과도 화려했는데 10년 전부터 총기 소지 혐의, 경관에 저항한 혐의, 그리고 이웃에게 위협적인 행위를 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은 경력이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그는 ‘갱단’의 일원이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미국의 재판은 배심원제로 운영됩니다. 형사 사건의 경우 원고인 검사와 피고인인 피의자와 그 변호사가 범죄 혐의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이면 지켜보던 배심원단이 최종 판단을 내려 재판장에게 판단 결과를 전달하게 됩니다. 바비의 경우도 그러했는데, 그날 어찌된 일인지 황당한 일의 발단이 이 법정에서 시작됩니다.

심리를 지켜본 배심원단은 바비가 유죄냐 무죄냐를 놓고 8대 4로 갈리게 됩니다. 물론 8이 유죄 쪽을 4가 무죄 쪽에 손을 든 거지요. 그런데 배심원단이 실수로 법정 기록(Court form)에서 ‘무죄’ 쪽에다가 체크를 했습니다.

나중에야 이런 실수가 발견됐지만 이미 무죄 판결이 내려진 뒤라 뒤집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감옥으로 가야 할 바비는 이런 배심원단의 실수 덕분(?)에 유유히 자유의 몸이 됩니다. 법정을 나서면서 ‘그 실수’에 감사하면서 배심원단을 비웃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유의 몸이 돼서 법정 문을 나선지 한 시간 만에 바비는 프레스노라는 동네의 동생 집에서 시체로 발견됩니다. 감옥에서 풀려나자마자 바비는 자기 물건을 가지러 동생 집으로 가게 됐는데, 거기서 동생 남자 친구인 37살 윌리에게 살해되고 만 겁니다.

월드리포트_500
왜 살해됐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경찰의 발표가 없지만 경찰은 브리핑에서 “그는 풀려나자 마자 살해됐습니다. 이런 일은 제 경찰 생활에서 처음 경험한 일입니다.”라고 말합니다. “만일 바비가 풀려나지 않았더라면 이번 살인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그 경찰은 “물론이죠. 그는 그냥 감옥에 있었겠죠”라고 담담히 답합니다.

바비는 분명 악당이었습니다. 이번 재판도 그가 다른 두 명의 공범과 함께 한 아파트에 침입해 훔친 총을 들고 주인을 위협해 금품을 빼앗아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혀 받게 된 것이었습니다. 어찌됐건 간에, 이 황당한 사건은 황당한 실수를 한 재판장에게 불똥이 튀게 됐습니다.

그 재판을 맡았던 판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가 강도 혐의 등 나쁜 짓을 많이 했지만 사형을 언도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냥 감옥으로 갈 운명이었죠. 이런 일이 일어나서 매우 유감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