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살던 이 소년은 지난 20일 아버지와 심한 말다툼을 한 뒤 무작정 집을 뛰쳐나왔습니다. 어머니가 보고 싶어졌던 모양입니다. 소말리아에 살던 이 소년은 4년 전 아버지와 함께 산타클라라로 왔고 어머니는 소말리아에 남아 있었던 겁니다. 소년은 무작정 공항으로 달려갔습니다.
새너제이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1시였습니다. 공항 울타리를 뛰어 넘은 소년은 가장 가까이 세워져 있던 비행기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그 비행기는 ‘하와이 에어라인’…소말리아가 아닌 하와이가 목적지였습니다. 이를 알리 없었던 소년은 무작정 비행기 바퀴를 딛고 위로 올라갔습니다. 바퀴만 들어가는 좁은 공간 구석에 자리를 잡은 소년은 그렇게 비행기가 이륙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의학 전문가들은 소년이 희박한 공기와 영하 50도의 추위 속에서 일종의 동면 상태에 들지 않았는가 보고 있습니다. 비행이 시작되면서 의식을 잃게 됐고 또 뇌가 심장 박동을 제외한 다른 신체활동을 정지시켜 극한의 상황에서도 버티게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럴 듯 한 설명이기는 한데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일이 또 있습니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또 착륙할 때, 이 바퀴가 접히는 공간의 문은 상공에서 두 번이나 열렸습니다. 엄청난 바람이 들이치는 상황에서 소년은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버텼던 겁니다. 이륙할 때야 가능할 수 있다고 해도 희박한 공기와 찬 기온에서 5시간 가량을 날게 되면 대부분 의식을 잃게 되는데 그런 상황에서 문이 열리고 바퀴가 내려지는데도 소년은 튕겨져 나가지 않고 무사했던 겁니다.
USC 버듀고 힐스 병원의 의사인 아만다 도리안 박사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과학적으로 또 의학적인 견지에서 볼 때 믿기지 않는 사실은 그 소년이 어떻게 살아 남았는가 하는 겁니다. 그보다 더 믿기지 않는 일은 어떻게 비행기에서 떨어지지 않고 버텨냈는가 하는 겁니다”
오늘 LA타임즈는 사진 한 장을 공개했습니다. 비행기 바퀴를 두는 공간에는 소년이 남긴 손자국과 발자국이 한 가득 찍혀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 좁은 공간에서 이리 저리 옮겨 다녔던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의식을 잃지 않고 버텼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인데, 이래 저래 참으로 기적같은 일입니다.
그런데 불똥은 엉뚱한 데로 튀었습니다. 소년이 담을 넘었던 새너제이 공항이 조사를 받게 생겼습니다. 익명을 전제로 연방 정부의 한 관리가 LA타임즈에 전한 바로는 공항 CCTV에는 새벽 1시에 소년이 울타리를 넘었고 비행기에 숨어든 뒤에도 6시간 넘게 있었는데도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공항 경비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만일 테러범이었다면 비행기 한대는 공중 폭발할 수도 있었을 일입니다.
어찌됐건 현재 병원에서 쉬고 있는 소년은 건강에 별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와이 당국은 소년을 충분히 쉬게 한 뒤 집으로 돌려보내기로 했습니다. 대개 비행기 밀항의 경우는 기소를 하고 조사를 하는데 소년에 대해서는 따로 수사하지 않기로 했다고 합니다.
엄마를 찾아가겠다는 의지가 너무나도 강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이 소년의 기적 같은 태평양 횡단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도리가 없는 상황에서 문득 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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