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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운동부 감독 성상납 요구, 그 뒷이야기는…

[취재파일] 운동부 감독 성상납 요구, 그 뒷이야기는…
어제(2일) ‘운동부 감독 학부모에 성상납 요구’ 기사가 나간 뒤 많은 반응이 있었습니다. ( 기사 보러 가기) 기사를 본 시청자들의 연락이 이어졌고, 네티즌 사이에서도 크게 회자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사의 뒷 이야기, 내막을 들려드리고 싶지만 자세히 쓰지 못하는 점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경찰 조사가 이제 막 시작된 단계일 뿐 아니라, 양 측이 주장하는 바가 상당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기사가 나가기까지 취재 과정에서 학생의 어머니와 감독, 양측과 긴 통화를 했습니다. 제3자가 듣고 판단하기엔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상세하게 밝혀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지만 감독이 어제 기사에서도 인정했듯, 해당 메시지를 학부모에게 전달한 것만은 확실한 사실입니다. 학교 측이 이를 확인한 직후 감독을 해임했고, 관할 지역 교육청과 서울 교육청 역시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 추후 조치를 진행 중입니다. 

학부모와 감독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나, 감독은 어떤 생각으로 그런 메시지를 보냈나, 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성질의 이야기란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의 중심엔, 운동을 좋아했던 한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을 실컷 시켜주고 싶었던 한 엄마가 있습니다. 십 수명의 아이들로 이루어진 초등학교 운동부, 그 아이들을 책임지고 교육하는 한 지도자가 특정 어머니에게 ‘아이에게 날개를 달아주겠다’고 말했다는 사실이 뜻하는 바는 뭘까요. 우리 사회가 재능 있는 아이를 알아보고 길러내기까지 본질 이외의 것을 요구하는 풍토를 갖고 있진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다행히 이번 사건의 경우 학교가 쉬쉬하며 학부모와 아이에게 희생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재빨리 진상 조사에 나섰고, 감독을 해임했습니다. 사건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는 부분에 있어선, 유관 기관 모두 나무랄 데 없이 열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충격적이고 중대한 사안임에도, 분석과 대책을 내놓은 곳은 없습니다. 이번 사건은 대학 진학이나 프로 입단을 앞둔 고등학교가 아닌, 이제 막 운동의 재미를 알아가는 초등학교 운동부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씁쓸한 일입니다. 으레 있을 수 있는 일로 받아들여선 안 될 텐데, 서울 교육청과 일선 학교의 관계자들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개인 간의 문제라고 치부하고 말 건지, 특정 학교만의 일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지금 가장 큰 혼란을 느끼고 힘들어하고 있을 사람은 바로 아이일 겁니다. 아이가 앞으로 좋아하는 운동을 해 나아가는데 이번 사건이 걸림돌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해당 운동의 종목과 학교가 있는 지역, 개인의 신원을 철저히 익명으로 처리했습니다. 그럼에도 걱정이 되는 마음이 매우 큽니다. 경찰 조사가 끝나고 사건이 모두 마무리될 때까지, 격려하고 걱정하는 마음으로 자극적인 추측성 댓글과 보도를 지양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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