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군사독재 시절 가혹한 고문과 구타를 못 이겨 허위 자백을 하고 억울한 옥살이를 한 재일동포와 그 가족에게 정부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는 피해자 윤정헌 씨와 가족 등 1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총 12억3천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공무원들이 공권력을 악용해 윤씨의 보편적 자유와 기본적 인권을 조직적으로 침해했다"며 이는 법치국가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 교토대를 졸업하고 고려대 의과대학에 편입한 윤씨는 1984년 8월 서울 동숭동 자택 앞에서 동대문경찰서 경찰관이라고 신분을 속인 국군 보안사령부 수사관들에게 강제 연행됐습니다.
수사관들은 윤씨를 장지동 분실에 가두고 일본에서 북한의 지령을 받아 우리나라에 잠입한 뒤 간첩 행위를 했다는 내용의 자백을 강요하고,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을 조작했습니다.
수사관들은 윤씨의 옷을 벗기고 몽둥이로 마구 때리고 수건으로 코를 덮고 물을 붓는 식으로 고문해 자백을 받아냈습니다.
윤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징역 7년이 확정된 윤씨는 4년간 복역하다가 1988년 가석방으로 출소해 일본으로 돌아갔고 지난 2010년 재심을 청구해 누명을 벗은 뒤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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