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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들 무리한 3교대…"불 끌 사람 없다"

<앵커>

목숨을 걸고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 하는 일에 비해서 처우는 정말 열악합니다. 각 지자체가 소방관 근무여건을 개선한다면서 2교대 근무를 3교대로 바꾸고 있는데,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현장에선 불 끌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입니다.

윤나라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추석을 이틀 앞둔 지난 달 28일,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창고 화재현장에서 김성은 소방관이 화재진압 도중 순직했습니다.

당시 출동했던 소방펌프차엔 3명의 진압요원이 타고 있어야 했지만, 화재 당시 소방차엔 진압요원이 김 소방관 1명뿐이었습니다.

소방서에 소방관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김 소방관이 근무했던 소방안전센터엔 진압팀 8명이 근무를 하고 있는데, 중앙소방방재청이 제정한 소방력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소방펌프 자동차에 12명, 물탱크차에 6명 등 모두 30명이 배치돼야 합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 : 규칙대로 하려면 (전체적으로) 현재 인력의 2배는 있어야 해요.]

소방차가 출동해도 차엔 불을 끌 진압요원이 한두 명밖에 탈 수 없는 게 대부분 소방안전센터의 현실입니다.

[일선 소방관 : 나홀로 소방관이라고 해요. 혼자 펌프차 끌고 가서 대놓고 물 나가게 해서 진압하고… 이건 도대체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이처럼 진압요원이 턱없이 부족한데도 경기도는 지난달 각 소방서에 공문을 내려 3교대 근무 확대를 지시했습니다.

경기도가 내린 3교대 확대 지침에 대해 일선에선 소방인력이 부족한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지침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억지로 3교대로 꿰맞추다 보니 지휘관인 소방센터장까지 진압팀에 배치되기도 했습니다.

[일선 소방관 : 현장에 도착해서 보고도 해야 하고 건물 무너질 데는 없는지 안전점검도 해야 하는데, 센터장이 밖에 있는 게 아니고 현장에 같이 들어가는 거예요. 언제 한 바퀴 센터장이 둘러볼 수 있겠어요?]

경기도는 0.9%에 불과한 소방재정 국고 보조를 확대해야 3교대에 맞는 인력을 충원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기획재정부는 소방업무는 지자체 사무라 국가 지원을 늘리기 위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입니다.

행정기관이 서로 네 탓만 하며 준비 안 된 3교대를 밀어붙이는 사이 일선 소방관들의 피로와 위험은 커지고 있습니다.

[일선 소방관 : 사람이 있다는데 안 들어갈 수도 없고 내 목숨은 천운에 맡긴 건데. 자녀들은 소방관을 시키고 싶지 않아요.]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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